차분한 언변과 말쑥한 외모 덕에 연예인 사이에서는 몇년 전부터 '소울닥터'란 호칭으로 잘 알려진 그다.
이미 방송 활동으로 얼굴이 많이 알려진 까닭에 길거리에서도 알아보는 사람들이 종종 인사를 건넬 정도.
특히 슈퍼스타K의 주치의로 활동하면서 포털 사이트 인물 정보에도 검색이 될 정도로 상종가를 치고 있는 '닥터오에스의원' 오명진 원장을 만났다.
"성형내과라고 들어보셨나요?"
듣는 사람마다 깜짝 놀라는 사실이 있다. 그의 전공이 내과라는 점 때문이다.
공중보건의 시절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에 찾아보게 된 비만 관련 논문이 곧 피부, 미용에 대한 인연으로 이어졌다.
새벽 1~2시까지 공부의 끈을 놓지 않은 덕에 지금은 압구정에서 잘나가는 피부, 비만 전문 의원 원장으로 우뚝 섰지만 그는 자신의 본질이 내과라는 점을 항상 강조한다.
내과 전문의로 활동하던 시절 배운 카운셀링의 '기술'이 피부미용, 성형으로 고민하는 환자들을 대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
"내과 환자를 보다보니 어떻게 하면 심각한 병세를 좀 더 완곡한 어법으로 그들에게 전달할까 고민하게 됐습니다. 그러다보니 환자를 치료해야 할 대상이 아닌 고통을 함께 공유하고 아파할 줄 아는 가족과 같은 존재로 생각하게 됐죠."
오 원장은 의사가 아닌 '카운셀러'를 자칭한다.
환자와의 10~20분씩이 넘는 상담은 예삿일. 환자와의 소통이나 감정의 교류를 중시하다보니 형식적인 대화에서 그칠 수 없는 까닭이다.
성형에 과욕을 부리는 환자가 있어도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 싶으면 '노'를 날린다. 돈보다는 환자를 위하는 생각 때문이다.
"환자가 성형을 원하는데도 '노'를 날릴 수 있는 간 큰 원장이 몇이나 될까요. 수익을 원한다면 한명이라도 받아야겠죠. 하지만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는 빈곤한 마음의 환자에게는 어떤 시술이나 수술로도 풍요로워질 수 없다는 따끔한 충고를 건넵니다."
안팎의 아름다움이 서로 조화를 이뤄야만 비로소 '미'의 가치가 완성된다는 것. 바로 오 원장이 지향하는 '성형내과'의 목표다.
"한국 의사들이 세계로 진출하기 위한 터미널 될 것"
유명 연예인들과의 친분도 이런 소통의 힘에서 비롯됐다. 스타라고 특별대우하는 대신 같이 '수다'를 떨어줄 친구가 됐던 것.
슈퍼스타K에 출연하게 된 것도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연예인들의 추천 덕분이었다.
시즌1부터 시작해 시즌3까지 벌써 3년간 스타를 열망하는 참가자들의 외모를 말끔하게 다듬어주는 주치의로 활동하며 유명세를 탔다.
매주 당락이 결정되는 힘든 시기에 참가자들과 동고동락을 한 까닭인지 지금은 슈퍼스타K의 아버지가 됐다는 느낌도 종종 받는단다.
"시즌 1~3 참가자들이 자주 연락합니다. 힘들 때 전화해서 울기도 하고 모임이 있으면 저를 부르기도 하죠. 이들이 아름다워져서 자기 자신에 대해 만족하는 모습을 볼 땐 더 없이 보람을 느낍니다. 어쩔 땐 아버지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에요."
진료실이 '버스 터미널'과 같은 소통의 창구가 되길 희망한다는 그는 최근 더 큰 버스 터미널 하나를 구상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하며 좌충우돌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의료진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주고 싶다는 바람이다.
비만연구의사회 부회장으로도 활동 중인 오 원장은 내년 3월을 목표로 국제학술대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해외에 나가보니 한국 의사들의 수요가 굉장하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하지만 국내 의사들이 '노하우'를 몰라 밖으로 뻗어나가지 못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죠. 저의 시행착오를 후배들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제대로 된 마케팅 창구를 열어주고 싶습니다."
환자뿐 아니라 후배들을 위해서도 터미널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는 오명진 원장. 내년에는 그를 지칭하는 수식어가 하나 더 늘어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