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건익 보건복지부 차관의 신중하지 못한 언행이 의사들과 한의사들 양쪽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의료계는 "직능단체와 대립할 때 자중지란을 일으키는 전략을 쓰라"는 발언에 대해 이간질 행위라고 비판하는 한편 한의계는 "이대로 가면 한약이 10년 안에 고사할 것"이라는 부분을 문제 삼았다.
29일 전의총은 성명서를 내고 "손건익 보건복지부 차관의 즉각적인 사퇴와 의료계 내 복지부 간첩들을 발본색원할 것을 강력 요구한다"고 밝혔다.
전의총에 따르면 지난 28일 손 차관은 직원과의 대화에서 "국회를 대응할 때는 여야가 갈리게 해야 한다", "직능단체와 대립할 때 자중지란을 일으키는 전략을 쓰라", "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 등에 대해서도 이런 식으로 하고 있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전의총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해야 할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마치 간사한 모사꾼 마냥 국회와 직능단체를 이간질하고 있었다"면서 "이 나라 보건의료제도가 이토록 형편없이 붕괴 위기에 처한 것이 납득이 간다"고 꼬집었다.
전의총은 이어 "손 차관은 과거에도 '의협이 장관을 만나러 떼쓰고 있다', '의협 회장은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이다' 등의 수많은 망언을 통해 의료계로부터 공분을 산 바 있다"면서 "과연 이 자가 한 나라의 고위공무원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한편 한의계도 "손건익 보건복지부 차관은 즉각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한의사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8일 손 차관이 직원들과의 대화시간에서 '이대로 가면 한약이 10년 안에 고사할 것', '천연물신약의 양의사 처방 유지' 등을 말했다"면서 "국가보건의 책임자로서의 자질에 의구심을 느낀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손 차관이 "10년 안에 한약이 고사할 것"이라는 발언은 한의계의 어려움을 알면서도 방치하는 행위로 고위 공직자가 할 수 있는 말인지 의심스럽다는 것이 비대위의 판단이다.
비대위는 "손 차관은 한약이 10년 내 고사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정부가 자신의 할 일을 다 하지 못하고 한약 산업을 방치했기 때문"이라면서 "한의약법 제정과 관련 제도의 마련과 전문적인 한의약 정책수립을 집행할 '한의약청' 설립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