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수수료 폭탄으로 당장 내년 병원 운영에 차질이 예상되자 대학병원재무담당자협의회(회장 박철하·가톨릭중앙의료원)가 병원 경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대학병원재무담당자들에게 카드 수수료율 인상은 근래 가장 큰 이슈로 꼽힐만큼 가볍게 넘어갈 사안이라는 그들의 설명이다.
5일 재무담당자협의회 박철하 회장은 "조만간 병원협회를 방문하고, 대학병원 재무담당자로서의 현장의 어려움에 대해 털어놓고 협회 측과 대안을 함께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병협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복지부에 전달해 정책적인 대안이 나오길 기대한다"면서 "물론 지금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수수료율이 인하되는 등의 실질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근무 중인 가톨릭중앙의료원의 경우 지금까지는 1.5%의 수수료가 적용됐지만, 앞으로는 0.6%인상된 평균 2.1%대의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수수료율이 1.0%인상된 병원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병원 규모가 크다보니 손실액 규모는 수십억원에 달한다.
박 회장은 무엇보다 병원의 공공재적 특성상 수수료 인상에 따른 비용을 환자에게 전가할 수 없다는 점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다른 업종에선 카드수수료를 인상하면 이를 보존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하는 등의 방법으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의료는 정해진 수가가 있다보니 손실을 보존할 방법이 없다"면서 각 병원이 고스란히 손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을 전했다.
재무담당자협의회는 지난 4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지만 뾰족한 대책을 찾지는 못했다.
건의안건으로 대학병원도 대형마트처럼 카드 수수료율이 낮은 특정 카드사와 계약을 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환자 민원 눈치보느라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수료율을 낮추기 위해 특정 카드사와만 계약을 하는 대형마트는 선택할 수 있지만, 병원은 아프면 꼭 가야만하는 필수적인 서비스에 해당하기 때문에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병원이 일부 카드사와 계약을 하지 않는다고 하면 환자들 민원이 예상된다"면서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병원협회 관계자는 "협회 또한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병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애쓰고 있다"면서 "재무담당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