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다국적제약사 위주의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이 출범했다. 약가인하 후 고용 불안감이 날로 심화되면서 위기감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초대 위원장을 맡게 된 한국노바티스 김상찬 위원장도 이에 공감했다. 그리고 고용불안 만큼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몇 번이고 다짐했다.
그는 "약가인하 후 고용 불안감이 증폭돼 제약 종사자들이 본업에 충실할 수 없을 정도다. 기업별 노조로는 충분한 목소리를 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맞지 않는 옷을 벗을 때가 됐다"면서 50년 역사를 깨고 산별노동조합이 탄생한 이유를 밝혔다.
이날 모인 제약사 노조가 밝히는 고용 불안은 상상을 초월했다. 희망퇴직(ERP)은 양반이었다. 은근슬쩍 퇴직을 유도하는 사례도 적잖다고 했다.
휴일 보장 금지, 계속되는 교육, 연차 반려 등이 그것이다.
한 노조위원장은 "출근 시간을 앞당긴다던가 갑작스런 지방 발령, 무리한 실적 요구 등은 칼만 안 들었지 퇴직 압박이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현재 화이자, GSK에서 희망퇴직을 진행 중인데 이렇게 공식적으로 하는 것은 양반이다. 약가인하 후 큰 회사건 작은 회사건 고용 부분에서 안전한 회사는 없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다른 노조위원장도 뜻을 같이 했다.
그는 "제약 종사자 중 누구 하나라도 고용 불안에 시달려서는 안된다. 우리는 항상 같이 있을 순 없어도 항상 같은 뜻을 가지고 같은 목표를 쳐다보는 동지이기 때문이다. 현 고용불안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고 못 박았다.
한편, 민주제약노조 참여사는 BMS, 아스트라제네카, 쥴릭파마, 와이어스, 다케다, 얀센, 사노피파스퇴르, 한국노바티스 등 8개사다. 화이자, 사노피아벤티스, 겜브로 등은 곧 가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