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가 개발한 수술법인 '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CARVAR, 카바)'을 받고 사망한 환자의 유족들이 법정 싸움에 이어 1인 시위에 나섰다.
건국대병원이 카바수술을 대동맥판막성형술로 바꿔 청구한 요양급여비용 35억원을 지급하면 안된다고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10월 카바수술을 받고 일주일만에 사망한 길정진 씨 자녀 길윤진 씨 등 3명은 26일 심평원 정문 앞에서 1인시위를 벌였다.
윤진 씨는 '보건복지부는 학계에서 이미 결론을 내린 카바수술의 정의와 유해성을 인정하라!', '심평원은 카바수술을 대동맥판막성형술로 용어만 바꿔 편법청구한 35억을 지급중지하라'라고 쓰여진 피켓을 들었다.
다른 세명은 같은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들었다.
현재 심평원은 지난해 6월 전향적 연구를 하지 않으면 카바수술에 대한 비급여를 산정할 수 없다는 고시 이후 건국대병원이 대동맥판막성형술로 청구한 160건, 35억원의 급여비를 지급보류하고 있다.
윤진 씨는 "국가에서는 카바수술을 해서는 안된다고 결정했고, 학계에서도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건국대병원과 송명근 교수만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진 씨에 따르면 현재 송명근 교수는 일주일에 외래가 2번 잡혀 있는데, 환자가 여전히 꽉차 예약을 잡기도 힘들다.
그는 "단지 이름만 바꿨다고 급여를 지급하면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하는 꼴이다. 송 교수는 계속 피해자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방관할 수만은 없었다"고 밝혔다.
윤진 씨는 대한심장학회와 대한흉부외과학회 등 학계에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언론보도에 따르면 심장학회가 노력하고 있다고 하지만 아무런 노력을 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피해자만 혼란스럽게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카바수술 피해자를 만나면 누구도 믿을 수 없다고 많이 얘기를 한다. 결국 피해자, 환자를 위한다는 생각은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윤진 씨는 앞으로 10일 정도 더 심평원 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복지부와 심평원이 현재 지급보류하고 있는 급여비에 대한 의견을 내줄 때까지 지속적으로 시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길 씨 유족은 지난달 복지부와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와 의료진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