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전문의가 1년에 15명 배출되는데, 어떻게 별도의 외상 전담의를 채용할 수 있겠습니까."
목포한국병원 유재광 원장은 9일 보건복지부와 간담회 후 <메디칼타임즈>와 가진 인터뷰에서 권역외상센터의 현실을 이같이 밝혔다.
이날 목포한국병원을 비롯한 길병원과 경북대병원, 단국대병원, 원주기독병원 등 5개 권역외상센터 원장 및 외상센터장은 복지부를 방문해 응급의료과 정은경 과장과 중앙응급센터 윤한덕 센터장 등과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유재광 원장은 "외상센터 전담의를 무조건 신규 채용해야 한다는 기준은 의료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면서 "대학병원은 교수직을 줘도 안온다고 하는데, 일반 종합병원은 오죽 하겠느냐"며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현재 외상센터 선정 기준에는 외과와 신경외과, 정형외과, 흉부외과 등 4개 진료과 전문의를 24시간 3교대 할 수 있도록 최소 3명 이상 신규 채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 원장은 "신규 전문의가 배출되면 전담의 문제가 풀릴 것으로 보고 있지만 진료 경험이 미숙한 의사에게 맡길 분야가 아니다"면서 "중증외상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만든 외상센터를 장례식장으로 만들 순 없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진 인건비 지원방안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유재광 원장은 "월 1천만원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지방에다 24시간 교대 근무하는 외상센터에 어떤 의사가 오겠느냐"면서 "보람과 자부심도 환자가 많아야 생기는 것이지, 외상환자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동기부여가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유 원장은 이어 "외상 전담 중환자실(20병상) 기준을 맞추다보니, 간호등급 유지를 위해 간호사 충원도 불가피하다"며 "예산 문제로 간호사 지원은 안 된다고 하니, 텅 빈 병실과 간호인력 채용에 따른 손실은 누가 책임져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유재광 원장은 "그나마 다행인 것은 복지부도 외상센터 운영의 어려움을 조금씩 이해하고 있다"면서 "전담의 신규 채용을 병원 의사로 충원하는 방안과 시설장비 비용의 탄력적 운영을 전향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유 원장은 끝으로 "오늘 간담회를 계기로 2개월 마다 정기적인 회의를 갖기로 했다"며 "외상 진료와 정책의 불모지인 현 실정에서 국민을 위해 새로운 체계를 만들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