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지주사 분할 논란에 증권가도 가세했다. 상반된 입장의 동아제약 주주처럼 제각기 다른 분석을 내놓고 있는 것.
김혜림 현대증권 연구원은 22일 "처방약과 일반약 분리는 사업역량 강화, 지주회사 주도 효율적인 연구개발 투자, 최대주주 지분율 확대로 경영권 안정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제약사 애보트의 사례를 들며 동아제약 지주사 분할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최근 애보트가 전문약 부문이 분할된 애브비가 상장됐다.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자주 발생한 일이다. 국내는 동아제약가 최초다. 향후 우량 자회사 상장으로 바이오시밀러 등 새 사업 투자 재원 마련도 가능하다"고 바라봤다.
#i1#반면 지주사 전환이 불확실성을 준다는 견해도 있다.
조윤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박카스를 지주회사 내 사업부로 편입하는 방법이 있는데도 굳이 비상장 계열사로 물적분할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현재 논쟁 상태의 분할구도로 주총 결의가 이뤄질 경우 불확실성 증가로 주가 조정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제약업계도 동아제약 분할을 바라보는 시각이 제각각이다.
한 관계자는 "신세계 SVN(신세계 빵집 계열사)는 2004년도까지만해도 조선호텔 내 핵심사업부였다. 하지만 이후 분사 후 개인에게 지분이 넘어갔지만 조설호텔 신세계 주주 누구도 이의제기를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아제약 분할 논란은 박카스 사업부를 비상장으로 두는 것이다. 일부 주주들의 걱정은 알짜 사업부가 임의 매각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동아제약이 정관 변경 등올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충분히 우려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동아제약은 지난해말 지주사 전환 계획을 발표하면서 오는 3월 박카스와 일반약 사업을 비상장으로 돌리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주주들은 이렇게 되면 매출의 30% 이상인 알짜 사업부를 사실상 감시가 어렵다며 주주가치 훼손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에 동아제약은 만약 박카스 사업을 매각할 경우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정관을 바꾸기로 했다.
주총 특별결의 대상이 되면 출석 주주 3분의 2와 발행 주식 3분의 1의 찬성이 있어야 안건이 통과된다.
당초엔 박카스 등 일반의약품 사업부가 지주사의 100% 자회사가 되면 주총을 거치지 않고 이사회 결의만으로 매각이 가능했다.
동아제약 지분구조는 강신호 회장과 특수관계인 14.7%, GSK 9.9%, 국민연금 9.4%다. 그밖에 한미약품과 오츠카제약 각각 8.7%, 7.9%, 우리사주조합 6.7%다. 녹십자도 4%를 보유 중이다. 소액주주 등 지분 42.7%.
여기서 GSK, 오츠카제약, 우리사주조합 등이 강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알려졌다. 업계 경쟁자인 한미약품과 녹십자는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