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이 직접 리베이트 근절에 나섰다. 그 첫번째 운동이 리베이트 때문에 오른 약값을 돌려달라는 민사소송.
의약품리베이트감시운동본부는 5개 제약사 8개 약을 대상으로 의약품 리베이트로 인한 약값 인상분만큼 환자가 부담한 금액을 돌려달라는 민사소송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접수한다고 28일 밝혔다.
의약품리베이트감시운동본부는 소비자시민모임과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지난달 발족한 단체로, 의약품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대국민 운동을 하고 있다.
소송에는 암환자 5명이 참여했으며, 환자 본인부담금의 15~20% 정도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소송대상이 된 제약사와 약은 2003~20011년 리베이트 제공행위로 적발된 ▲동아제약의 스티렌, 가스터, 오팔몬 ▲GSK 조프란 ▲중외제약 가나톤, 뉴트리플렉스 ▲대웅제약 푸루나졸 ▲한국MSD 칸시다스, 코자 등이다.
이번 민사소송 대리인 이은우 변호사(법무법인 지향)는 "리베이트를 제공했던 모든 제약사들이 소송 대상이 돼야 한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복용하는 약 등을 중심으로 해서 몇 개 추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베이트 3회 이상 적발되면 불매운동도 전개"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환자들이 리베이트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피력했다.
안 대표는 "리베이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환자가 의사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을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제약사들은 리베이트를 불법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리베이트를 하고싶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의사, 약사가 아무리 (리베이트를) 달라고 해도 제약사들이 리베이트를 주지 않으면 된다"고 못 박았다.
또 "이번 소송은 제약사가 리베이트를 안줄 수 있는 핑계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약품리베이트감시운동본부는 이번 민사소송을 시작으로 2007~2012년 리베이트 제공행위로 적발된 제약사 중 매출액, 리베이트 규모가 큰 제약사의 대표 약을 중심으로 추가 민사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제약사가 의약품 리베이트로 3회 이상 적발되면 불매운동 전개도 진행할 예정이다.
안기종 대표는 "동아제약, CJ제일제당은 최근 대규모 리베이트 적발로 2번 적발됐다. 만약에 한번 더 적발되면 불매운동을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문의약품은 환자들이 어떻게 할 수 없지만 일반의약품은 충분히 불매운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은우 변호사도 "국세청, 검찰에서 수백억원대 리베이트를 적발했는데도 알려지지 않은 것이 있다. 정보공개 청구 등을 통해 자료를 제공받아 해당 제약사들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계속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