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의 전격 복귀를 결정한 후 나온 건정심 결과물에 개원가가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차의료 활성화를 명분으로 8개월간 건정심 참여를 유보한 만큼 복지부가 전격적인 개원가 활성화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피부에 와닿는 정책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1일 대한개원의협의회 김일중 회장은 "건정심의 필수의료 강화 의결 사항이 과연 개원가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면서 "기껏해야 소아 야간 가산 인정만 조금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건정심은 소아 외래 야간 수가가산과 응급의료관리료 및 신생아 입원료 인상 등 필수의료 강화에 1444억원의 예산 투입을 결정했다.
문제는 주로 중환자실 전담의 가산이나 응급의료관리료 인상, 35세 이상 산모의 분만 수가 가산, 질강처리료 인정 등 특정 과나 종별에만 국한되는 개선이라는 것.
김 회장은 "소아 야간 가산이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밤 8시부터 아침 7시까지 문을 여는 개원가는 극히 드물다"면서 "응급의료 관리료 인상이나 중환자실 전담의 가산 등 특정 과, 종별에만 혜택이 쏠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개원의가 공평한 혜택을 보려면 진찰료 인상밖에는 답이 없다"면서 "이 정도로는 건정심 복귀의 명분도, 실리도 약하다"고 전했다.
산모, 신생아 관련 수가 가산의 혜택을 본 산부인과의사회에서도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이었다.
산부인과개원의사회 박노준 회장은 "35세 이상 산모의 분만 수가 가산이나 취약지 분만 수가 인상은 환영하지만 아직은 부족한 감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신생아 중환자실 기본입원료를 인상했다고는 하지만 중환자실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종병급이 많아 개원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분만을 포기한 곳도 많아 분만에 대한 수가 인상이 전체 산부인과에 혜택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평균 내원일수가 2.3일인 질강처치료에 대해서도 치료기간 중 1회만 인정한다"면서 "등재만 됐을 뿐이지 '간에 기별도 안갈 정도'로 실제 도움은 안되는 수준"이라고 평가절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