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의 리베이트 단절 선언에 대해 의료계가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반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의료계 내부적으로 '떳떳할' 수 있어야 그에 상응하는 수가 정상화와 약가 인하 등 정당한 주장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지만 뒤늦은 단절 선언은 의사들의 뒷돈 챙기기를 자인하는 것 밖에 안된다는 주장이 맞부딪치고 있다.
5일 대한내과개원의사회 이원표 회장은 "리베이트 단절 선언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단절 선언의 대의명분 자체를 반대하는 의사들은 거의 없다"면서 "소수의 의사들이 저지르는 일로 인해 많은 의사들이 누명을 쓴 만큼 단절 선언이 전체의 쇄신에 기여하리라 본다"고 전했다.
그는 "그동안 의료계는 리베이트라는 '약점'이 있었기 때문에 대정부 요구에 일정한 한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약가 인하와 수가 정상화를 통해 왜곡된 보건의료제도를 바로 잡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해익 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 회장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의사들이 개인적으로 검은 돈을 챙기는 행위를 반대한다"면서 "다만 이번 단절 선언을 통해 학회 등의 정당한 제약사 '후원'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한번 더 정비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다만 강도높은 자정 주문에도 의사들의 리베이트 수수는 각자의 자질 문제이기 때문에 제약사나 의사 모두 안받고 안주는 분위기가 정착돼야만 한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대정부 요구 주장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모 개원의는 자정선언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 수 있다며 우려했다.
그는 "쌍벌제가 2010년 시행됐는데 지금 와서 뒤늦은 자정선언을 하는 것은 그간 뒷돈을 받아왔다는 시인에 그칠 수 있다"면서 "이에 대한 국민 여론도 나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왜 의협이 돈을 뿌리는 제약사에 대한 자정을 요구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면서 "앞으로 얼마나 리베이트가 근절될지도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병원계 또한 이견은 없었지만 다만 일부에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대한의학회 관계자는 "단절 선언의 의도나 취지는 몰라도 리베이트를 받지 말자는 것에 대해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면서 "이를 계기로 의료계 스스로 투명성을 강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대한심장학회 한 임원은 "이미 대부분의 학회가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갑자기 자정선언을 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며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어 "솔직히 요즘에는 학회 차원에서도 괜히 오해받지 않으려도 조심하고 있다"면서 "제약사와 접촉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 할 정도"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