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 돌아가는 것을 직접 피부로 느끼고 아젠다를 만들어 가꿔나가는 노력을 하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산하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이기효 원장이 취임 1년 8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 원장은 18일부터 원장 취임 전 재직했던 인제대에 보건대학원장직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이 원장은 3년 임기를 절반정도 남겨두고 자진사임 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기효 원장은 "처음부터 학교로 돌아갈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학기 시작을 염두하면 지금이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새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연구원에도) 새로운 사람이 와야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책연구원의 분위기도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지난해 건보공단이 발표한 '실천적 건강복지 플랜'을 만들어내는데 기여했다. 보고서에는 건강보험 보장성 80%를 위한 방안들이 담겨있다.
▲소득 중심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단일화 ▲건강정보 DB에 기초한 예방증진체계 구축 ▲급여비용 청구ㆍ심사ㆍ지불체계 합리화 등이 골자다.
그는 "보장성을 80%로 강화하는 것을 구체화하는데 기여했다는 게 보람"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공단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업무 이관 주장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이 원장은 "학계에서도 예전부터 복지부가 건강보험을 총괄하고 공단과 심평원이 관리하는 현재 건강보험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평원이 태어난 동기가 합리적이기 보다는 정치적이다. 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거버넌스 시스템에 대해 국가차원에서 논의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어떻게 합리적으로 개편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조화롭게 논의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2011년 6월 취임초기부터 영리법인 의료기관 허용 주장을 했다는 이유로 건보공단 사회보험노조와 국회 등의 강한 반대에 부딪히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공급체계가 전근대적 요소가 많기 때문에 공급체계 합리화를 주장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비영리 단위로하면 공급체계 영세화가 우려된다. 개인, 의사는 모두 영리를 추구하는데 회사 조직처럼 이를 조직화시키자는 의도였다"고 말했다.
한편, 이기효 원장은 1986년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석사, 1995년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산업 경쟁력강화 태스크포스팀 위원과 건강관리서비스활성화포럼 위원, 인제대 병원전략경영연구소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