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로 분위기 안좋은데 신규 뚫으려고 무리하지 마라."
13일 오전 회의에서 A제약사 서부지점 영업팀장이 팀원들에게 지시한 사항이다.
#i1#대한의사협회가 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을 '의사를 기망한 사기'로 규명하면서 일부 개원가를 중심으로 반제약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덩달아 제약계에서도 '병의원 방문 자제'라는 몸 사리기 영업 방식을 채택되고 있다. 분위기도 안 좋은데 잦은 병의원 방문은 의사 심기를 자극해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A제약사 서울사업부 서부2사무소 영업사원은 13일 "오늘 아침 회의에서 팀장이 병의원 방문에 목 매지 말라고 하더라. 리베이트로 분위기 안 좋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신규 거래처는 가지 말라고 했다"고 귀띔했다.
이어 "최근 동아제약 리베이트로 의료계의 반제약 정서가 강하다. 괜한 잦은 방문은 의사 심기를 자극하는 등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요즘은 병원 근처 가서 스마트폰으로 방문 기록만 찍고 돌아온다"며 솔직히 말했다.
B제약사 당뇨약 PM도 A제약사와 비슷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연이은 리베이트 보도로 병의원 출입이 조심스럽다. 친하거나 꼭 가야할 곳이 아니면 방문을 자제하는 편"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물론 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을 발판삼아 '이때다'하고 영업을 강화하는 곳도 있다. '리베이트 적발사 약 계속 쓰실 건가요'라고 처방 변경을 유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회사는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한편, 동아제약 48억원 규모 리베이트 사건은 지난 12일 첫 공판을 마친 상태다.
동아제약은 대부분의 불법 행위는 인정하면서도 의사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동영상 강의료 부분은 교육용에 대한 정당한 대가도 있을 수 있다며 전부 리베이트로 보는 것은 어폐가 있다며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사실상 죄는 인정하지만 의료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백방의 노력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