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가 인정하는 첫번째 연구중심병원 카드를 거머쥔 10개 의료기관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다. 정부의 예산지원이 없는 것은 아쉽지만 금전적인 지원 이외 법적, 제도적인 지원을 기대하며 잔뜩 고무돼 있다.
반면 1차 서류평가는 통과했지만 최종심사에서 아쉽게 탈락한 의료기관 4곳은 아쉬운 표정과 함께 재도전 의지를 불태우는 모습이다.
지난 26일 복지부는 보건의료기술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길병원, 경북대병원, 고대 구로병원, 고대 안암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아주대병원, 세브란스병원(이상 상급종합병원) 및 분당차병원(종합병원) 등 10곳을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했다.
서류심사를 통과한 이대목동병원을 비롯해 전북대병원, 충남대병원 및 서울대 치과병원 등 4곳은 고배를 마셨다.
이같은 심사결과가 발표되면서 해당 의료기관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소위 빅5병원에 속하는 대형 병원은 내심 기대했지만 실제로 지정되자 들뜬 분위기다.
특히 고대안암병원과 고대구로병원은 동시에 연구중심병원에 지정되는 겹경사 소식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고대안암병원 최재걸 부원장(핵의학과)은 "지난 10년전부터 연구중심병원이 가야할 방향이라고 정하고 꾸준히 노력했던 게 주효했다"면서 "정부 예산지원이 없어 아쉽지만 적극적인 투자유치를 통해 산업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정부의 금전적인 지원이 아니더라도 병원 중심 인프라를 바탕으로 다양한 산학연 연구를 활성화함으로써 수익이 발생한다면 이에 대한 세제혜택 등 제도적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방 국립대병원 중 유일하게 연구중심병원에 이름을 올린 경북대병원 또한 기존 3차병원에서 '4차병원'으로 한단계 수준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반겼다.
경북대병원 백운이 병원장은 "이를 계기로 중증질환 치료와 신의료기술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라면서 "오늘의 성과는 개원 이후 축적된 연구역량의 결과로 연구중심병원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주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한 종합병원급 의료기관 중 당당히 연구중심병원행 티켓을 획득한 분당차병원 역시 잔칫집 분위기이긴 마찬가지.
분당차병원 함기백 제2 연구부원장(소화기내과)은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으로는 유일하게 지정된 것은 줄기세포 분야 연구를 특화시켰던 게 주효했다"면서 "대학병원 중에서도 줄기세포 연구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복지부가 분당차병원의 연구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는 점에서 더욱 자부심이 생긴다"고 했다.
그는 이어 "예산지원까지 된다면 좋겠지만 사실 줄기세포 관련 임상시험은 법적으로 제한적인 부분이 많은데 이를 계기로 법적, 제도적 혜택이 기대된다"면서 "앞으로 작지만 강한 병원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아쉽게 최종심사에서 탈락한 의료기관은 아쉬움을 토로하며 다음 기회를 기약했다.
김승철 이대목동병원장은 "생각보다 많이 아쉽다. 하지만 여기서 끝은 아니다.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검토해서 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충남대병원 신헌근 연구지원팀장은 "물론 공정하게 심사를 진행했겠지만 지역적으로 연구중심병원이 서울에만 편중돼 있어서 안타깝다"면서 "탈락된 의료기관 입장에선 점수표 등 평가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했으면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될 텐데 아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