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이 최근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자진 반납한 사실이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현재 강남권에는 서울성모병원이 유일하게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해 왔다는 점에서 응급의료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서울성모병원은 최근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자진 반납하고 지역응급의료센터를 운영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최근 서울성모병원이 스스로 권역응급의료센터를 반납해 이를 승인했다"며 "중환자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으며 우수한 서비스를 인정받았으며 2011년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돼 2012년부터 강남 권역의 응급의료를 이끌어 왔다.
하지만 운영 1년만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결국 서울성모병원은 복지부에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반납했다.
서울성모병원이 스스로 권역응급의료센터를 포기한 것은 중환자실 운영 기준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가장 큰 이유다.
이미 충분한 중환자실을 보유한 상황에서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 기준을 맞추기 위해 별도로 응급중환자실을 운영하는 것이 병원의 부담을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박규남 응급의료센터장은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위해서는 응급중환자실을 20병상 이상 확보하고 80% 이상의 운용률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서울성모병원의 현실과 이러한 기준이 잘 맞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현재 서울성모병원은 진료과별로 중환자실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소아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환자들을 모두 한 공간에 모으는 응급중환자실을 별도로 운영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꼬집었다.
결국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 기준에 맞추기 위해 응급중환자실을 별도로 운영하며 재정적 부담과 혼란을 겪느니 차라리 이를 포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 센터장은 "서울성모병원의 응급의료 질이야 이미 다 검증된 것이고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운영해도 부족함이 없다"면서 "또한 이미 정부가 응급의료센터를 이원화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