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아닌 PA 간호사로부터 수술동의서를 받고, 자궁 적출술을 받는 황당한 사고가 일어났다. 환자는 수술을 담당한 의사는 한번도 보지 못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최근 서울 엠스퀘어에서 제5회 환자 샤우팅 카페를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최남미 씨(37)는 지난 1월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에서 자궁에 생긴 근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최 씨는 생리가 두달 동안 없어 걱정스러운 마음에 다시 병원을 찾았고,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됐다.
자궁이 적출된 것.
최 씨는 자궁근종 제거수술을 한 이유도 임신을 하기 위해서였다. 셋째를 임신할 계획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수술동의서를 작성할 때 임신을 할 수 없다는 설명은 일체 듣지 못했다. 더구나 수술동의서를 작성할 때 설명한 사람이 의사가 아닌 PA 간호사라는 것을 알게됐다.
최 씨는 "설명하는 사람이 흰 가운을 입고 있어서 담당 의사로 알고 있었는데 나중에 간호사라는 것을 알게 됐다. 담당 의사도 파견나온 3년차 레지던트 였는데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며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그는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다른 병원을 방문해서라도 다른 치료법을 찾았을 것이다. 우리 부부에게 임신 여부는 너무나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씨의 사연을 들은 솔루션 자문단은 "수술동의서 작성시 설명은 수술의 전과정을 잘 알고 있는 담당의사가 환자의 눈높이에서 해야 하는데 현실을 그렇지 않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동의서에 기본적인 수술 부작용이 문자로 쓰여져 있다고 하더라도 사망, 불임 등 중요한 사항은 말로 설명해야 한다. 담당의사가 아닌 간호사가 설명하고 수술동의서를 받는 것은 허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자문단은 또 "PA간호사가 설명뿐만 아니라 자궁근종 제거수술에도 참여했는지, 참여했다면 어느 정도 참여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샤우팅카페에서는 최 씨외에도 2년전 뇌출혈로 대구지역 4개 병원 응급실을 옮겨다니다 결국 식물인간이 된 어머니를 둔 이지혜 씨와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고생하고 있는 조의제 씨가 답답한 심정을 피력했다.
이들의 답답함을 들어줄 솔루션 자문단에는 권용진 서울시립북부병원장, 법무법인 우성 이인재 변호사,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윤중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