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개 상급종합병원 중 종합병원보다 의료의 질이 낮은 곳이 9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급종합병원 30%, 종합병원 25%의 종별가산율이 적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종합병원보다도 질이 낮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의료심사평가 선진화 전략 실행보고서'를 발간하고 2014년부터 상급종병과 전문병원 지정 시 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반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심평원은 그간 시행했던 적정성 평가 결과 종합점수를 이용해 상급종병과 종병의 질적 수준을 분석했다.
그 결과 상급종병의 질 종합점수는 평균 94.17점, 종병 평균점수는 92.04점이었다.
이 중 평균 점수보다 질이 좋은 상급종병은 22곳이었으며, 종병 평균점수보다도 질이 낮은 상급종병도 9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90점이 안되는 상급종병도 한 곳이었다.
심평원 관계자는 "상급종병 지정은 지역분배를 고려한다고 해도 종합병원보다 더 높은 가산율을 적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종병 평균 수준보다는 높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다시 말해 서울의 A종합병원이 지방에 있는 B상급종병원보다 의료서비스 질적 수준이 높을 수는 있지만, B상급종병은 최소한 종병 평균점수보다는 질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학자들은 심평원이 적정성 평가를 통해 의료의 질을 평가하고 있는 만큼 종별 가산 대신 우수한 병원에 수가를 가산해주는 게 맞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심평원은 앞으로 적정성 평가의 분야별 임상 질 평가결과를 종합한 종합평가지표를 개발해 상급종병 지정에 적용할 방침이다.
지정기준은 적정수준인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평균을 적용한다.
현재 상급종병 지정기준은 진료기능, 교육기능, 인력, 시설, 장비 등 하드웨어적인 인프라에 집중 돼 있다면 앞으로는 진료기능을 중점적으로 보겠다는 것이다.
심평원이 제시한 구체적 추진 안에 따르면 ▲진료과목 구성 ▲환자 구성비, 중환자 진료의 질 ▲인증이나 적정성평가를 통한 의료서비스 질과 안정성 ▲외래환자구성 등이 고려된다.
심평원은 "의료 질 향상 유도로 양질의 의료 접근성 향상 및 대형병원 중심의 왜곡된 의료전달체계가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