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하고 회수율 보도자료를 내더니 이번에는 대국민 사과문까지 배포했다.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 사태 후 부정적 여론 확산 방지에 사활을 걸고 있는 한국얀센의 행보다.
특히 한국얀센은 식약처가 제조 공정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이번 사태가 '얀센약 처방 기피' 등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제조공정에 문제가 있는 회사 약은 신뢰를 잃었다"며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얀센은 3일 오전 대국민 사과문에서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 회수 및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이번 일을 야기한 일부 공정의 문제점을 바로 잡았고 다른 제품 생산과는 관계가 없다"고 분명히 했다.
얼마전 '어린이타이레놀 현탁액'은 제조 공정 관리상 문제로 주성분이 함량 초과돼 식약처로부터 강제회수 명령을 받았고 지금은 이로 인해 전 제품 제조공정 특별감사가 예정된 상태다.
하지만 이같은 얀센의 발빠른 대처에도 의료계 일각에서는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조 공정에서 문제가 생긴 회사 약을 믿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이런 의료계의 반응은 일부로 파악된다.
하지만 앞서 특정제약사들이 의료계로부터 리베이트 등의 이유로 낙인찍혀 처방액이 급감한 전례가 있어 이런 의료계의 반응은 얀센으로서는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
실제 동아제약은 리베이트 사건 후 우연의 일치인지 월 처방액(UBIST 기준)이 100억원 안팎으로 급감하고 있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고위 관계자는 "타이레놀 사태로 식약처가 얀센 전 제품에 특별조사를 들어간다고 들었다. 의사들이 얀센약 처방에 부정적인 인식이 충분히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이번 타이레놀 사태는 어린이 처방약이라는 점에서 부모들의 원성이 높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의사회 또 다른 관계자도 "얀센이 이렇게 하루가 멀다하고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것은 자칫 의료계 민심이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식약청 특별 감사에서 명확히 문제가 없다는 점을 규명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한편 한국얀센은 지난해 하반기 신임 대표이사에 김옥연 사장을 선임했다. 그는 국내 주요 다국적제약사 중 최초의 여성 CEO로 알려져 있다.
업계는 이번 사태가 김옥연 사장의 위기관리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