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젠타(리나글립틴).'
'제미글로(제미글립틴)' 다음으로 국내에 가장 늦게 나온 DPP-4 억제 당뇨약이다. 하지만 단일제 기준 월 처방액(UBIST 기준)은 당당히 1위다. 지난 3월에는 무려 40억원의 처방액을 보였다.
이 약이 지난해 6월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히 놀라운 수치다.
'트라젠타'가 '자누비아(시타글립틴)', '가브스(빌다글립틴)' 등 기라성 같은 DPP-4 억제제를 제친 비결은 뭘까.
2일 만난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김성래 교수는 '트라젠타'의 차별성에 주목했다. 같은 DDP-4 억제제지만 다르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트라젠타'가 당뇨약의 기본인 우수한 혈당강하 효과는 물론이며 신장 기능이 안 좋은 환자에게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라젠타는 95% 정도가 담즙으로, 나머지는 신장으로 배설된다. 타 DPP-4와 반대다. 때문에 트라젠타는 콩팥 기능이 안 좋은 환자들에게 쓸 때 용량을 줄여야 하는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콩팥 나쁜 환자가 얼마나 되냐고 물을 수 있다. 많은 자료를 토대로 쉽게 말하면 국내 5명 중 1명 이상이 콩팥이 안 좋다. 신장질환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 치료법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미국국립신장재단에서 정한 stage 3 이상의 신장 질환자는 CKD(만성 신질환)가 있다고 표현한다.
우리나라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당뇨 환자가 많이 포함된 60세 이상은 약 20% 이상이 stage 3 이상에 속한다. 특히 당뇨 환자는 20% 이상이 stage 3 이상이다.
"높은 DPP-4 선택성과 단일용량"
김 교수는 '트라젠타'의 다른 차별성으로 높은 선택성과 단일용량을 꼽았다.
그는 "DPP-4 억제제는 DPP-4에만 액션을 해주고 나머지는 결합을 하지 않아야 부작용이 없다. 트라젠타는 (타 약제보다) 높은 선택성을 보인다"고 경험담을 소개했다.
또 "트라젠타는 5mg 단일용량으로 메트포민과 조합이 편리하다. 과거 의료진이 복합제를 불편히 여겼던 이유는 원하는 용량을 자유롭게 조합해 쓰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아마릴과 메트포민을 섞어 썼을 때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예전에 많이 쓰던 아마릴은 1mg부터 8mg까지 허가용량이 8가지다. 메트포민은 250mg, 500mg, 850mg, 1000mg 등 4가지 용량을 많이 처방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즉 개별 환자에게 맞는 복합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32가지 용량이 필요한 상황으로 복합제가 의미가 없었다. 반면 트라젠타는 5mg 단일용량으로 메트포민과 조합해도 4가지면 충분하다. '트라젠타듀오' 복합제가 의미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김 교수는 최근 출시된 트라젠타와 메트포민 복합제 트라젠타듀오는 의료진의 처방에 큰 편리함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