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의 로봇수술 실태조사 결과 의협 노환규 회장이 80% 사망률을 주장한 것과 동떨어진 수치를 보여 진실 공방이 재연될 조짐이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6일 자문회의를 열고 대학병원의 로봇수술 실태조사 결과를 논의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2005년 로봇수술을 첫 도입한 세브란스병원을 비롯한 서울대병원 등 30개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2011년까지 로봇수술 환자 증례와 통계청 사망자(주민등록번호)를 대조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앞서 의협 노환규 회장은 지난해 9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의료계 정화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한 의대 교수의 말을 인용, 비급여 신의료기술인 로봇수술 사망률이 80%에 이른다고 밝혀 논란을 불러왔다.
같은 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이언주 의원이 실태조사를 촉구했으며, 복지부는 의협과 로봇수술 의료기관에 대한 전면조사에 나선 바 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자문회의에서 복지부는 병원별, 수술 질환별 등으로 구분해 사망률 자료를 제시했다.
수술 질환별로 가장 많은 위암을 비롯해 갑상선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 2011년까지 시행된 모든 증례가 포함됐다.
사망률 공개 결과, 노환규 회장이 발언한 80% 사망률에 해당하는 병원과 수술 질환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참석자는 "노환규 회장이 발언한 사망률 80%는 고사하고 50%에 가까운 케이스도 없었다"면서 "전문위원 모두 복지부의 분석자료 문제가 없다는 의견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노환규 회장이 거짓말을 한 것일까.
노 회장은 7일 '메디칼타임즈'와 전화통화에서 "신뢰할 수 있는 교수로부터 들은 내용을 전달한 것"이라면서 "지금도 발언한 내용에는 변함이 없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노 회장은 다만 "80% 사망률은 로봇수술 모든 적응증이 아닌 휘플 수술에 국한된 내용"이라며 한발 뒤로 빼면서 "해당 병원과 교수 공개는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참고로, 휘플 수술(Whipple operation)은 췌장암 등에 적용되는 술기로 췌장과 췌장에 붙어있는 십이지장 등을 제거하는 고난도 시술로 알려졌다.
복지부가 자문회의에서 공개한 자료에도 휘플수술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 역시 노 회장이 주장하는 80%와 거리가 먼 수치를 보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분석자료 검증을 위해 의사 등 전문가 자문을 받았다"면서 "사망률 80% 사실 여부는 확답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내부 논의와 결제를 거쳐 추후 조사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로봇수술 사망률을 공개하더라도, 노환규 회장 발언 논란이 종결될지는 미지수이다.
복지부는 수 차례 검증을 거쳤다고 하지만 퇴원 전후 사망자와 로봇수술과의 인과관계 등이 사망률에 포함됐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다.
분명한 사실은, 로봇수술 사망률 80% 케이스는 없다는 복지부 분석결과와 일부 수술 증례에 80% 사망률이 있었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노환규 회장의 충돌에 따른 사회적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