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대학병원 K교수(외과)는 병원이 최신 기종의 로봇을 도입하면서 갑상선 로봇수술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도입 2년만에 300례를 달성할 정도로 환자들의 반응이 좋았지만 요즘 사뭇 분위기가 달라졌다.
일단 로봇수술 대신 절개술을 선택하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로봇수술 건수가 감소세로 접어들었고, 로봇수술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려는 순간 환자들의 눈빛이 변하는 게 느껴졌다.
"민간보험 의료비 지원 제외되면서 감소"
"요즘 암보험 상품에 갑상선암이 일부 제외되면서 비용 부담을 느낀 환자들이 로봇수술 보다 절개술을 선택하는 경향이 생기는 것 같다."
K교수는 최근 갑상선암 로봇수술이 감소세로 접어든 원인으로 암보험의 변화를 꼽았다.
실제로 몇 년 전까지도 A대학병원에 갑상선암 수술 환자 3~4명 중 1명이 로봇수술을 선택했지만 요즘에는 5명 중 1명꼴로 줄었다.
특히 20~30대 젊은 여성들도 로봇수술이 아닌 절개술을 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갑상선 로봇수술은 목에 수술 흉터가 남는 것을 꺼리는 젊은 여성들이 주로 선택했고, 비용은 민간보험으로 해결했다.
하지만 최근 갑상선암에 대한 의료비 지원이 제외된 암보험을 가입한 환자들은 1000만원에 달하는 로봇수술비을 부담할 수 없어 절개술을 선택한다는 게 K교수의 설명이다.
병원 입장에선 고가의 최신기종 로봇수술 장비를 구매한지 2년 만에 수술건수가 감소세로 접어들었으니 이 또한 부담이다.
K교수는 "처음부터 로봇수술을 시작해 자리를 잡은 병원들은 괜찮은지 몰라도 이제 막 시작하려는 병원에선 작은 변화에도 타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자칫 돈만 밝히는 의사될라"
그는 로봇수술 건수가 감소한 또 다른 원인으로 부정적인 인식 확산을 들었다.
로봇수술 도입 초기에는 실제 효과보다 고평가 받았다면 최근에는 오히려 저평가 받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대학병원 L교수도 "요즘 환자들은 로봇수술의 부작용에 대한 소문을 듣고 와서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꽤 있다"면서 "의사 입장에서 수술을 권하는 게 위축되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자칫 고가의 수술을 권했다가 '돈만 밝히는' 의사로 비춰질까 조심스럽다고도 했다.
K교수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젊은 여성 환자도 로봇수술에 대한 부작용 우려로 결국 절개술을 선택하는 것을 보며 안타까웠다"라면서 "로봇수술의 장점이 있음에도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이를 활용하지 않는다니 안타깝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