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보건의료 정책 핵심 라인이 전면 교체됨에 의료계의 이목이 계동청사로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와 보건복지부는 13일 신임 보건의료정책실장에 최영현, 보건의료정책관에 권덕철, 건강보험국장에 이동욱 등 실국장의 대폭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보건산업정책국장에는 박인석 국장 직무대리가 꼬리표를 떼고 국장에 유임됐다.
당초 실장급은 부분 인사에 그치고, 국장급은 현행을 유지할 것이라는 복지부 안팎의 관측이 빗나간 것이다.
지난 3월 취임한 진영 장관은 실국장 인사를 미루면서 개인별 정책수행 능력과 주위 평판 등을 유심히 관찰했다는 후문이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의 의료공약인 4대 중증질환과 더불어 3대 비급여 보장성 확대라는 난제를 수행할 적임자를 찾는데 고심했다는 전언이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보건의료정책 핵심 3인방인 실장과 보건의료정책관, 건강보험정책국장의 전면 교체이다.
신임 최영현 보건의료정책실장(53, 행시 29회)은 제주 제일고와 성균관대 사회학과 졸업 후 복지부에 입문해 생명과학단지조성사업단장, 국립인천공항검역소장, 건강보험정책관, 장애인정책국장, 대통령 보건복지비서관 등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최 실장은 조용하면서도 꼼꼼한 성격으로 추진력과 대인관계를 두려 갖춰 복지부 후배들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권덕철 보건의료정책관(53, 행시 31회)은 전라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나와 독일 슈파이어행정대학원 행정학 석박사를 취득한 전통 관료이다.
권 정책관은 보건의료정책과장과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 보육정책관 등을 거쳤으며 친화적인 리더십과 추진력을 갖췄다는 평가이다.
이동욱 건강보험정책국장(48, 행시 32회)은 능인고와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나와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 장애인정책관, 대변인, 보건의료정책관, 연금정책관 등을 두루 거쳤다.
대변인을 거친 이 국장은 언론과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정책 결정에 따른 여론 향방을 예의주시하는 화통하면서 섬세한 성격이다.
이들 3인방 외에 의료 및 제약 글로벌화를 진두지휘 할 박인석 보건산업정책국장(50, 행시 36회)은 부천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나와 보험급여팀장, 복지정책과장, 보건의료정책과장,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을 역임했다.
박 국장은 보건의료정책과장 재직 시절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과 전문병원 제도 도입 등을 강력히 추진하면서 업무수행 능력을 인정받아 행시 동기 중 국장급에 선착했다.
이번 인사로 보건의료 정책기조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새 부대에 담은 만큼 현 추진 정책의 모양과 무게감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특히 4대 중증질환과 3대 비급여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는 수 십 조원의 재정이 투입될 수 있다는 보건학자들의 비관론이 제기된 부분도 이번 인사 교체 폭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다.
이태한 전임 실장이 건강보험 파이를 키워야 한다며 의약단체를 방문해 상생을 외쳤다면, 최영현 신임 실장은 최소 비용으로 의료계 압박의 고삐를 당기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여기에는 최 실장을 보좌할 권덕철 보건의료정책관과 이동욱 건강보험정책국장이 어떤 출구전략을 제시하는가라는 변수가 있다.
모 국장은 "3대 비급여 보장성 강화에 따른 의료계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 "기존 정책을 면밀히 검토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의사협회가 주목하고 있는 토요가산 확대 등 일차의료 활성화도 인사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 공무원은 "6월까지 건정심에 토요가산 확대 등 일차의료 방안을 보고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다만, 실국장이 어떤 루트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실행 방안과 재원 폭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의료계도 실국장 인사에 따른 정책적 여파를 주목하는 분위기이다.
의료단체 관계자는 "그동안 공들인 복지부 관계를 다시 재정립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무엇보다, 이번 달 수가협상과 3대 비급여 보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4대 중증질환과 3대 비급여 보장성 추진 난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진영 장관의 정공법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의료계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