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입원급여 적정성 평가 지표를 놓고 실제 임상현장에서 진료를 하는 의료진의 불만이 높다.
현실과는 동떨어진데다 오히려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5일 2013년도 5차 요양병원 입원급여 적정성 평가를 위한 설명회 개최 안내와 함께 평가지표를 공개했다.
평가지표는 지난해 43개보다 8개가 줄어 총 35개로, 질을 평가하기 위한 진료부문 지표가 강화됐다.
하지만 이는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 결과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관계자는 "지표 대부분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상황에 따라서 지표에 해당하는 조치가 꼭 필요한 사람들이 있는데 이러한 부분들에 대한 고려가 아직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평원이 발표한 지표들은 실제로 해당 조치를 하지 않고도 한 것처럼 신고하거나 아예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시키는 등의 비양심적인 행동을 하게 부추기는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지표 중 진료부문에서 유치도뇨관이 있는 환자분율, 욕창이 악화된 환자분율 지표를 예를들어 설명했다.
유치도뇨관은 흔히 말하는 '소변줄'이다.
협회 관계자는 "기저귀가 귀찮아서 소변줄을 끼워놓는 요양병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해서 만든 지표로 알고있다. 하지만 실제로 소변줄을 꼭 끼워야 하는 환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가 제외 대상을 보완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부족하다. 대학병원에서 소변줄을 끼고 오는 환자도 있는데 소변줄을 많이 낄수록 나쁜 병원이 되고 있다. 담당 주치의는 속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진료부문의 욕창 발생률, 악화율을 보는 것도 답답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말기암 환자는 전형적인 호스피스케어가 필요한 대상이다. 이들은 상태가 더 좋아지기는 심히 어렵다. 욕창이 생기는 것도 당연한 과정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욕창 발생율은 1%가 안돼도 4~5등급으로 확 떨어진다. 말기암환자나 나아질 기미가 없는 중병의 환자가 많은 병원은 등급이 떨어지는 것이 자명하다. 그나마 이번에는 욕창 개선율 지표가 추가돼서 나아진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심평원 관계자는 "대학병원에서 소변줄을 끼고 온다는 것 자체가 이미 그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런 유형의 환자는 평가에서 제외하는 등 관련 학회 의견을 반영해 제외대상을 보완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환자와 보호자 입장에서는 병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병원을 찾는다. 실제 욕창 발생이 사망률과 관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욕창 관리가 중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개선된 평가지표에 대해 숙지가 잘 안돼 있어 나올 수 있는 문제제기인 것 같다"면서 "요양기관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회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심평원은 24일 광주를 시작으로 약 일주일에 걸쳐 창원, 부산, 대구, 대전, 서울에서 설명회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