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와 한의계가 파킨슨 병에 대한 봉침의 치료 효과를 두고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가 봉침의 치료 효과 논문에 대해 "논문의 질이 낮아 신뢰성이 크지 않다"고 평가절하하자 한의협은 "의료계가 근거없는 물타기를 하고 있다"며 재차 법적 대응 가능성을 분명히 했다.
27일 한의협 김태호 홍보이사는 "이미 한의협은 봉침의 치료 효과 근거 논문을 제시했다"면서 "하지만 파킨슨병학회는 의도적으로 일부 단락만을 인용해 연구 결과를 폄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마찰의 발단은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가 홈페이지에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안내서'를 게재하면서 "보약이나 침은 정확한 치료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삼가는 것이 좋다"는 내용을 게시하면서부터 촉발됐다.
한의협은 공문을 통해 보약과 침을 이용한 치료가 파킨슨병 치료에 방해가 된다는 구체적인 논문 등 근거를 제시해 달라는 공식 질의서를 발송한 바 있다.
파킨슨 학회는 "침의 파킨슨병 치료 효과에 대한 많은 메타분석 논문이 있었지만 이들 연구는 연구계획상의 많은 문제들이 있었다"면서 "피험자 숫자가 적거나 치료대조군이 없고, 장기추적관찰 연구가 없는 등 논문의 신뢰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반박했다.
이에 한의협은 "파킨슨병 학회에 보낸 치료 효과 근거 자료는 SCI(E)급 저널 등 유수의 학회지에 등재된 한방치료 임상연구 목록"이라면서 "학회가 논문의 일부 단락을 마치 전체의 내용인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캔자스 메디컬센터 대학교에서 4명의 공동 연구자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침 치료로 인해 일부 지표에서 악화가 있을 수 있지만 종합적으로 주관적, 객관적 개선이 일어나고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것.
하지만 파킨슨병학회는 논문 중 '악화'라는 것에 방점을 찍어 마치 봉침의 치료 효과가 부작용만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보약인 보신활혈방이 파킨슨병의 진행을 억제한다는 연구뿐 아니라 한방운동치료 중 하나인 태극권이 균형장애를 개선하고 물리적 기능과 낙상을 줄일수 있다는 결과 등 총 9개의 논문을 제시했다"면서 "하지만 파킨슨병 학회는 믿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시한 논문들은 근거중심의학에서 그레이드 B를 받을 정도로 적절한 근거 자료"라면서 "믿을 만한 자료를 더 내놓기 전에는 믿을 수 없다는 학회의 태도는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아직도 학회의 공식 답변을 받은 바 없다"면서 "이렇게 계속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홈페이지 게시글도 내리지 않는다면 법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