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스타, 엑스포지, 올메텍, 아모잘탄, 노바스크, 세비카, 코자, 아타칸, 딜라트렌, 디오반.
순서대로 올해 4월까지 가장 많이 처방된 10대 고혈압약 이름표다. 공통점은 원개발사가 다국적사라는 점이다.
깜박했다. 하도 고혈압약 시장에서 외산이 우글거리다보니 '아모잘탄'이 국산이라는 점을 말이다. 그것도 무려 4위에 위치했는데도 말이다.
'아모잘탄'은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800억원에 육박하는 처방액이 점쳐진다. 이는 전체 의약품 중 열 손가락 안에 드는 A+ 성적표다.
외산 틈바구니 속에서 '아모잘탄'의 성공 비결은 뭘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의료진이 중시하는 '꾸준한 근거(데이터) 쌓기' 노력이 한 몫 했음이 분명하다.
실제 '아모잘탄' 개발사 한미약품은 '아모잘탄' 업그레이드에 꾸준한 공을 들인다.
지난달 30일부터 진행 중인 '아모잘탄' 발매 4주년 전국 심포지엄은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여기서 한미약품은 그간 진행했던 임상 4상 결과를 공개했다.
주제는 흥미로웠다. ARB+CCB '아모잘탄'과 'ARB+이뇨제'를 직접 비교했다.
결과는 좋았다.
주제 발표자 한림의대 순환기내과 한규록 교수는 "이번 임상은 고혈압 복합제끼리 약효를 직접 비교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아모잘탄이 ARB+이뇨제에 비해 혈압강하 및 요산감소 효과 측면이 더 뛰어났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마케팅팀 박명희 이사도 "이번 임상은 혈당수치 증가 등 부작용으로 이뇨제 처방 자제를 권고한 영국 보건임상연구원(NICE)의 2011년 고혈압 진료 지침을 아모잘탄이 입증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아모잘탄'의 근거 쌓기 노력은 이전에도 많았다.
SCI급 학술지에 임상 결과를 잇따라 등재하는가 하면 CCB+ARB 복합제 중 유일하게 초기치료 적응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런 '아모잘탄'의 경쟁력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았다.
글로벌 제약사 MSD와 '아모잘탄' 51개국 수출 계약이 대표적이다. 이는 GSK, 사노피아벤티스 등 다국적사들과 복합신약 공동개발 제휴를 맺는 기폭제가 됐다.
동종업계는 '아모잘탄' 성공사례가 귀감이 된다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시대의 흐름을 잘 본다. 이전에는 공격적인 영업으로 업계를 흔들더니 지금은 틈새시장 공략을 기막히게 잘한다. R&D 투자도 돈만 많이 쓰는 것이 아니라 어딜 건들면 잘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