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종합병원 단위에서는 화상센터가 하나도 없다. 교육과 연구기능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10년 후에는 화상 치료하는 의사들이 없을 수도 있다."
대한화상학회 양혁준 차기 이사장(가천대 길병원 응급의학과)은 14일 '화상'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화상학회는 13~14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학술대회 및 정기총회를 열고 차기 이사장으로 양혁준 교수를 선출했다. 양 차기 이사장의 임기는 7월부터 시작되며 2년 이다.
정부는 현재 화상치료 전문병원을 지정하고 있으며,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한 곳을 화상치료를 중점적으로 하는 '전문응급의료센터'로 지정하고 있다.
정부 지정 전문병원 3곳을 제외하고 대학병원 단위에서는 건양대병원의 화상재건센터,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정도다.
그나마 한강성심병원도 최근 화상중심 병원으로 축소, 재편하면서 교육과 연구 기능을 박탈당한 상황이다.
양 차기 이사장은 "중증 화상환자가 실려오면 응급처치만 해서 치료를 더 잘할 수 있는 전문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현실이다. 응급의학과 외의 다른 진료과 수련의, 전문의들은 화상환자를 보고 치료할 수 있는 기회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문병원들도 개인이 사명감을 갖고 운영하는 수준이다. 연구와 교육 역량까지 갖추는 것은 힘들다"고 토로했다.
"화상은 다면적 진료체계 갖춰야…화상센터 필요"
이에 양혁준 차기 이사장은 화상치료의 특성을 설명하며 전문병원에서 더 나아가 센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화상치료는 단순히 외과적인 처치가 아니다. 화상은 질환이 아니라 불의의 사고로 일어나는 것으로 외상에 속한다. 중화상은 치사율이 30~40%에 달한다"고 환기시켰다.
그러면서 "화상치료는 응급처치부터 수술, 재활 등 다면적 진료체계를 갖춰야 한다. 이에 따라 화상센터를 지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정부가 지정하고 있는 외상센터에 화상분야를 추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는 응급환자진료체계에서 화상이 동떨어져 있다. 외상센터에 지정된 병원이라면 화상환자도 당연히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외상센터를 지정할 때 1~2개 병상 정도라도 화상병상으로 해야 한다. 그러면 전국적으로 30병상이라도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라도 수련과 교육기능이 유지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