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복제약은 오리지널보다 절반 이상 저렴합니다."
처방약이 싸다고 대놓고 홍보하는 일부 제약사들 행보에 의사들이 황당함과 불쾌감을 보이고 있다.
이런 광고에 환자들이 현혹되면서 전문가 판단보다는 무턱대고 싼 약을 요구하는 경우가 적잖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뇨기과에는 최근 이런 일이 종종 발생한다.
특히 비급여 약물인 발기약 처방시 환자와 적잖은 시비가 붙는다고 했다.
한 개원의는 "같은 성분 발기약이라도 개인별로 먹어야 하는 약은 다르다. 의사는 동반 질환 등을 고려한다. 때문에 이런 부분에 데이터가 있는 약을 선호한다. 같은 성분 싼 복제약이 나왔다고 무작정 처방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하지만 요즘 환자들은 어디서 들었는지 얼마짜리 약이 나왔다며 무턱대고 그걸 달라고 한다. 심지어 원치 않는 약을 주면 제약사와의 유착 관계까지 의심하는 환자도 있다. 싼 약 홍보전에 처방권까지 위협받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일부 제약사들의 전문약 가격 파괴 움직임은 최근 활발하다.
일례로 부광약품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비아그라 8분의 1 수준의 복제약을 내놨다고 밝혔다. 50mg 한 알이 1000원을 겨우 넘는 가히 파격적인 수준이다.
시중에서 가장 싸다고 알려진 한미약품 '팔팔정' 50mg 가격이 25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광약품은 '가장 싼 약'의 반값에 발기약을 내놓은 것이다.
이 회사의 대의적 명분은 '짝퉁 근절'과 '환자 약값 부담 완화'였다.
"전문약 가격 홍보…도 넘었다"
하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이는 적다.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비판이 많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비아그라 복제약으로 히트친 한미약품 '팔팔정'도 싼 약값을 홍보하다 식약처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았다. 부광약품이 이를 모를리 없다. 홍보를 노린 고의적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비판은 '글리벡' 복제약 시장에서도 적용된다.
CJ제일제당, 부광약품 등은 '글리벡' 대비 20% 대의 파격적인 가격을 책정했는데 이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혈액종양내과 모 교수는 "글리벡을 공짜로 먹던 환자들이 이제는 노바티스 지원 철회로 약값의 5%를 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초저가 글리벡 복제약은 환자들에게 구미를 당길 수 있는 요소"라고 바라봤다.
그는 "다만 백혈병약은 단순히 싸다고 줄 수 있는 게 아니다. 고혈압약과는 다르다. 일부 제약사가 가격 파괴로 환자를 유인할 수 있지만 의사 처방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