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에 소아 환자를 진료하면 수가를 더 많이 받을 수 있지만 여기에 참여하는 병의원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디칼타임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 저녁 8시 이후 소아 야간 진료를 한다고 등록된 요양기관 현황을 분석, 비교했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병의원이 6세 미만 소아 환자를 야간 진료하면 수가를 100% 가산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대형병원으로 몰리는 소아 경증환자를 외래로 분산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여기에 참여하는 요양기관이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난 3월보다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6월 현재 소아야간진료 참여 요양기관은 총 231개. 지난 3월보다 49개나 줄었다.
이 중 의원은 143개, 병원은 75개로, 3월 168개, 94개보다 각각 25개, 19개 줄었다.
소아 야간진료를 운영하는 요양기관은 병의원 외에도 한의원 4개, 치과의원 5개, 치과병원 2개, 한방병원 1개, 약국 1개로 각각 집계됐다.
소아 야간진료를 하는 의원은 경기도가 36개로 가장 많았고 대전 24개, 서울 19개, 충북 12개 순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수치도 3개월 전과 비교하면 각각 12개, 2개, 1개, 3개 줄어든 수치다.
광주와 강원도는 야간에 문을 연 의원이 한 곳도 없었다. 강원도는 3월만해도 의원 한 곳이 24시간 진료를 알렸으나, 그마저도 없어졌다.
야간진료를 하는 병의원 숫자가 전반적으로 줄거나 제자리 걸음을 하는 상황에서 부산지역은 유일하게 문을 연 의원 숫자가 한 곳 더 늘어 눈길을 끌었다.
심평원 관계자는 "3개월 사이 폐업을 해서 숫자가 줄었을 수도 있다. 야간진료를 한다고 신고를 하지 않은 요양기관도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처음 제도를 시행할 때는 홈페이지에 반영하기 위해 야간진료 신고를 해 달라고 일괄적으로 안내전화를 했다. 지금은 자율적으롤 받고 있는 상황이라서 잘 모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참여기관 감소현상이 당연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의사회 관계자는 "8시 이후 진료하는 병의원도 한시간 더 진료하는 수준이지 인건비, 관리비 등을 따지면 밤새 진료하는 것은 어렵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소아 야간진료 수가가산보다 소아청소년과에 대한 수가 인상이 더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난해 통계를 보면 소청과의 환자 수, 진료비가 타과와 비교했을 때 가장 많이 줄었다. 출산율도 곤두박질 치고 있다. 응급실 수가보다 소청과 전체 수가 인상이 더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소아 야간진료 개선을 위해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각 보건소를 통해 병의원의 야간진료 참여를 이끌어내고, 의사협회 등과 협의해 각 시군구가 지정 운영하는 야간진료지관 제도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