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명의 태아 살해에 면죄부를 준 대전지법 각성하라!"
3일 대전지방법원 앞.
한 의사가 "사법부가 부끄럽다" "태아 살해에 면죄부를 준 대전지법 각성하라" 등의 날카로운 문구가 새겨진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1인 시위의 주인공은 낙태 문제로 사회가 시끄러울 때마다 앞장서 온 진오비(진정으로산부인과를걱정하는의사들의모임) 최안나 원장.
30도를 오르내린 폭염 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3시간이 넘게 자리를 지킨 최 원장은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시위'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대전지방법원이 낙태를 한 혐의로 기소된 의사들에게 선고 유예를 내리자 진오비는 거센 반발 목소리를 냈다.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무책임한 판결로 인해 낙태에 대한 법 집행마저 무의미해졌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최 원장은 "전국의 산부인과에서는 불법 낙태가 하루에도 수백건씩 일어나지만 국민들은 낙태가 불법이라는 인식조차 부족하다"면서 "이런 상황에 낙태에 대한 처벌을 사문화시킨 법원을 규탄하기 위해 1인 시위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 1인 시위를 하며 시민들에게도 낙태 예방과 피임에 대한 안내 책자를 배포했다"면서 "낙태를 미연에 방지하는 사회 풍토 조성을 위해 올바른 피임법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낙태는 결코 진오비만 인식하는 문제로 끝나서는 안 된다"면서 "1인 시위와 국민 홍보를 시발점으로 건전한 성 문화와 생명 존중 사상이 깃들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진료를 못보는 한이 있더라도 잘못된 낙태 문화를 반드시 바로 잡겠다는 각오다.
그는 "매주 수요일 오후마다 국회와 대법원, 복지부를 번갈아 가며 시위에 돌입하겠다"면서 "낙태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때까지 장기전을 치를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매주 오후 진료를 비우고 나가는 게 쉽지는 않지만 사법부의 안이한 판결로 인해 불법 낙태가 더 횡행할 수 있는 상황을 지켜볼 수만은 없다"면서 "낙태가 불법이라는 것과 생명 존중 사상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장외로 나갈 수 밖에 없다"고 결연한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