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간질) 환자의 60%가 아시아에서 발병합니다. 하지만 뇌전증 치료는 미국과 유럽에서 주도하고 있지요. 국가 네트워크가 시급한 이유입니다."
대한뇌전증학회 이병인 명예회장은 뇌전증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하며 향후 이를 구축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최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개최된 국제뇌전증학회에서 명예 대사로 선정됐다. 뇌전증 연구에 공을 세운 이에게 주어지는 명예직이다.
그는 이 명예대사직을 활용해 아시아 국가들을 잇는 뇌전증 네트워크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이 회장은 "전 세계 뇌전증 환자들의 60%가 아시아에 있지만 현재 뇌전증 진료의 발전은 미국과 유럽이 이끌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제는 아시아 국가들도 풍부한 환자의 임상적 경험을 바탕으로 뇌전증 치료의 중심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한국과 일본 등 선진국이 아시아 지역 젊은 신경학자들을 교육하고 이들이 다시 모국으로 돌아가 이를 전파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국 의학의 위상을 알리는 동시에 아시아 지역 전체 의료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설명.
이 회장은 "아시아 지역 젊은 과학자들을 초청해 교육시키면서 한국의 젊은 의사들과 유대를 갖는 기회를 만들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한국이 아시아 대표 주자라는 사실을 부작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한 이러한 대표성을 바탕으로 국내 젊은 의사들이 세계적인 석학들과 학문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넓혀 나갈 것"이라며 "이러한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면 국내 신경학자들은 세계와 이어지는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뇌전증 환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환자 단체를 만드는데도 주력할 계획이다.
뇌전증이 있다는 것만으로 사회적 권익이 제한되는 현재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수년간 발작이나 재발이 없어도 생명보험조차 가입할 수 없는 것이 뇌전증 환자의 실태"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뇌전증협회와 같은 환자, 보호자 단체 설립이 절실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