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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는 토종제약이 부리고, 돈은 외자사 몫"

의약품 품목 제휴시 독소조항 강요 "남양유업과 다를 바 없다"


이석준 기자
기사입력: 2013-07-23 06:27:29
국내 A사 PM은 요즘 '더럽고 치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다국적사와 의약품 품목 제휴를 하면 어느 정도 독소 조항이 존재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마케팅 비용 전담은 물론 발품 영업까지 국내사가 안하는 것이 없다. 그들이 하는 일은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지시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는 종이다. 제약업계판 남양유업과 다름 없다."

올 1월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외 제약사 간 불공정 의약품 거래 계약을 방지하기 위해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갑'의 횡포를 막기 위한 것인데 여기서 '갑'은 사실상 다국적사를 지칭했다.

국내외 제약사 간 품목제휴시 불공정 계약이 있다는 것을 인지한 공정위의 조치였다.

하지만 국내 제약사들은 공정위의 표준계약서 발표 후 변한 것은 '거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들은 여전히 '독소조항이 존재한다"고 울부짓고 있다.

"처방 잘 나오는 병원은 우리가 맡겠습니다."

그간 알려진 국내-다국적사 간에 독소조항은 많다.

▲최소판매수량 미달시 패널티 ▲계약 종료 후 판권 회수시 미보상 ▲경쟁품 판매 금지 ▲계약 갱신시 종료, 해지는 다국적사 결정 ▲계약 종료 후 향후 몇 년간 동일 성분 제조 금지 ▲판촉 비용 국내사 부담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최근에는 어떤 불공정 계약이 이뤄지고 있을까.

국내 A사 PM은 '거래처를 선정할 때 발전 가능성이 있는 병의원은 다국적사가 먼저 선점해 계약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한마디로 처방이 잘 나올 것 같은 신규 거래처 등은 자기네들이 가져가겠다는 얘기다. 우리에게는 어렵고 까다로운 병의원을 준다. 한마디로 맨 땅에 헤딩하라는 소리"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렇듯 영업하기 어려운 곳은 국내사에게 넘겨주지만 사정은 봐주지 않는다. 실적이 목표에 미달되면 각종 패널티가 돌아온다. 다국적사 기대치에 맞추려면 무리한 영업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하소연했다.

국내 B사 PM은 품목 제휴를 할 때 또 다른 다국적사의 횡포로 '수수료 책정시 장기보다는 단기 계약을 선호한다'는 조항을 꼽았다.

이 PM은 "다국적사는 짧은 주기로 국내사 영업 실적을 점검한다. 이후 실적에 따라 수수료가 조정되는데 당연히 못 팔면 수수료가 인하된다. 다국적사가 수수료 책정 계약을 맺을 때 장기보다 단기를 선호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케팅 비용은 대부분 국내사가 부담한다. 결국 100억원 팔고 다국적사에 60~70% 떼어주면 남는 것은 10억원 안팎이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버는 겪"이라고 비난했다.

물론 다국적-국내사 간 윈-윈하는 관계도 적지 않다.

대표 사례로 한미약품을 꼽을 수 있는데, 이 회사는 국내사로는 드물게 자사 고혈압복합제 '아모잘탄(오잘탄+암로디핀)'을 다국적사 MSD와 공동 판매하고 있다.

국내 영업보다는 MSD를 통한 해외 진출을 노린 포석이었는데 기대한 대로 '아모잘탄'은 현재 수십개국에 수출이 됐거나 수출이 임박한 상태다.

업계는 이 사례를 국내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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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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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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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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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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