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따른 대형병원의 경영 악화가 가속화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하반기에도 상급종합병원의 경영수치가 개선되지 않아 교직원 인건비 등 정례적인 예산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상급종합병원의 경영악화는 경기 침체에 따른 환자 감소가 주 원인이지만 MRI와 CT, PET 등 영상수가 인하 등 일련의 압박정책이 적잖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서울대병원은 전 부서 10% 경비 절감 방안을 주문하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으며,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도 경비 감축과 신환 창출 등 타개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병원계 내부에서는 수도권 소재 A상급종합병원이 인건비 부족으로 은행권에 대출을 요청했으나 반려됐다는 소문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또한 B상급종합병원은 산하 병원들의 경영 악화를 겨우 감당하고 있으며, C상급종합병원은 예비 예산이 바닥을 들어내고 있다는 소문도 회자되는 상황이다.
병원협회 나춘균 대변인은 "인건비 비중이 40%를 넘어선 많은 상급종합병원들이 경영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상당수 중소병원은 이미 빚더미에서 허덕이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나 대변인은 "적정 수가가 동반되지 않은 채 가격 통제가 지속될 경우, 3년 내 상급종합병원 중 파산하는 병원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소위 잘 나간다는 대형병원조차 긴축경영에 들어선 상황에서 자유로운 병원은 없다"면서 "연말까지 현 상황이 지속되면 교직원 급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급종합병원협의회 박상근 회장(백중앙의료원장)은 "역사가 오래된 병원일수록 인건비 비중이 높은 게 현실"이라며 "진료수입이 줄어들면서 원장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상근 회장은 "영상수가 인하에 이어 초음파 급여화, 3대 비급여 급여화로 생존 입지가 더욱 줄어들고 있다"고 전하고 "병원들이 말라 죽는 것을 지켜볼 게 아니라 물을 줘야 할 때"라며 복지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