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고 있는 의료기관의 경영악화가 단순히 경기침체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병원협회 정영호 정책위원장(인천 IS 한림병원 원장)은 4일 발간된 협회보 '병원'(9~10월호) 칼럼을 통해 병원경영이 어려운 이유를 제시했다.
정영호 위원장은 "요즘 병원장을 만나보면 모두 힘들다고 한다"면서 "열심히 노력해도 경영실적이 좋아지지 않고,
눈에 뛸 정도로 외래와 입원환자가 줄었다"며 병원계의 현실을 전했다.
그는 "낮은 수가에도 불구하고
병원 운영이 가능했던 이유는 비급여와 의료 외 수입 때문"이라고 전하고 "한국의 의료업은 사회적 제약과 통제는 강하고 경쟁 또한 심한 사양사업의 모든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그동안 겁 없이 진행된 병원들의 덩치 키우기 경쟁도 따지고 보면 서비스 량을 손익분기점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몸부림 이었다"고 진단했다.
정영호 위원장은 동료 원장들의 의견을 토대로 14가지의 병원경영 악화 원인을 제시했다.
그는 ▲저수가 ▲인건비 증가 ▲비급여 및 의료 외 수익 악화 ▲세계적 경기침체 현상 ▲노인 병상 증가 ▲공단 검진 및 국가 암 검진 활성화 ▲의료소비자 의식 변화 ▲병상공급 과잉에 따른 환자 분산 등을 들었다.
또한 ▲지방병원 의사 인력난 ▲자동차보험과 산재보험 환자의 도덕적 해이 ▲영상수가 인하와 카드수수료 인상 ▲의료 상업화 ▲국세청 세무조사와 공단, 심평원 대규모 환수조치 ▲보장성 강화와 약가인하 등을 지적했다.
이중 노인 병상 증가와 관련, 그는 "노인 환자들을 요양병원이 흡수하면서 중소병원의 중증진료를 위한 무리한 투자와 대형병원과의 경쟁 등이 경영압박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약가인하는 가용예산 규모 축소 등 간접적인 악영향을, 향후 진행될
비급여의 급여화는 전체 수입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심리적 압박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끝으로 "경영 성패를 결정하는 요소는 수지 균형과 위험관리, 경영자 능력과 비전 등 다양하다"면서 "어떤 경우라도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극복하지 못할 난관은 없다"며 병원들의 선전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