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가 리베이트 쌍벌제 소급적용 등 의료계 악법에 맞서 총궐기에 나설 것을 천명한 가운데 회원들의 참여 여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토요휴진 참여 부족 등으로 투쟁의 철회라는 쓴 맛을 본 의협으로서는 회원들의 지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투쟁의 원동력이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12일 각과 개원의협의회, 시도의사회 등에 문의한 결과 의료 악법을 둘러싼 총궐기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면서도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앞서 노환규 의협 회장은 SNS를 통해 "생각했던 계획을 앞당기고자 한다"면서 "저수가와 도가니법, 쌍벌제의 소급처벌 등 수십가지가 넘는 의사면허 정지 요건 등 모든 악법을 다 걸고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총 궐기에 나서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노 회장은 "회원들이 마지막으로 믿음을 준다면 앞장 서서 전면 투쟁을 진행하겠다"면서 "이를 면피용이나 국면 전환용으로 생각한다면 대의원이 추진하는 탄핵을 받고 물러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나타냈다.
반면 회원들의 반응은 긍정보다 우려가 큰 편이었다.
특히 토요휴진 투쟁이 실패한 것이 저조한 회원들의 참여율 때문인 것처럼 이번 전면투쟁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의원협회 윤용선 회장은 "의협이 투쟁에 나서겠다고 결정하면 회원들은 이를 수용하고 따르는 게 맞다"면서 "다만 작년 투쟁과 마찬가지로 투쟁의 방법론과 당위성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그는 "회원들이 투쟁에 대한 당위성을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휴진이나 파업을 추진해 봤자 결과는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면서 "의협이 투쟁 아젠다를 위에서부터 하달하는 방식으로는 큰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궐기에 앞서 회원들의 의식을 고취하고 공유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나 투쟁 조직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
시도의사회의 분위기도 냉랭한 편이었다.
모 시도의사회 회장은 "회원들부터 휴진이나 파업과 같은 투쟁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대다수 시도의사회 회장들 역시 궐기에 대해 시큰둥한 편"이라고 전했다.
그는 "회원들 사이에서 전면 투쟁을 요구하는 분위기 자체가 거의 없다"면서 "만일 의협이 투쟁을 결정한다 해도 회원들 투표를 거친 후 찬성이 많으면 도와주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리베이트 자정 선언을 하고 쌍벌제 소급적용을 등을 이유로 투쟁에 나서면 국민들의 시선이 별로 좋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투쟁은 회장 개인의 생각보다는 전회원 투표로 결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일중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의협이 총 궐기를 한다고 결정하면 뜻을 존중하고 따르겠다"면서 "복지부의 대규모 리베이트 행정처분이 예고된 만큼 결단을 빨리 내려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아직도 전면 투쟁의 당위성이나 쌍벌제 처분의 심각성에 대해 잘 모르는 회원이 많아 투쟁이 얼마나 먹혀들어갈 지 모르겠다"면서 "호응이 없다면 아무리 의협이 강하게 추진한다고 해도 작년 투쟁처럼 유야무야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