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교육 부실 문제로 134명의 학위 취소라는 초유의 사태를 초래하고 폐쇄가 가시화 되고 있는 서남의대가 신입생 모집에 나서면서 의료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현재 진행중인 소송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이를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며 사실상 뒷짐을 지고 있어 후폭풍이 예상된다.
서남대학교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수시모집 일정과 정원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신입생 모집에 들어갔다.
이번 수시모집 중 의예과 정원은 7명으로 이미 원서접수를 마감하고 28일 면접 전형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처럼 서남대가 교육부 특별감사를 통해 부실교육이 드러나고 이로 인해 학과 폐쇄 조치가 예정된 의예과에 신입생을 모집하면서 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학과가 폐쇄될 위기에 놓인 대학에서 신입생을 모집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는 것이다.
한국의학교육협의회는 27일 성명서를 통해 "임상실습을 위한 협력병원은 커녕 교육을 담당할 교수진마저 제대로 구성되어있지 못한 상태에서 신입생 모집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경악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과 폐쇄결정을 내린 교육부 조치에도 부실교육의 늪으로 학부모와 학생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라며 " 언제 추락할지 모르는 고장 난 비행기에 승객을 속여서 태우는 것과 같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비윤리적인 행위"라고 비난했다.
국회도 힘을 보태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박인숙 의원(새누리당)도 국회 정론관에서 의교협과 함께 이를 공론화한 것이다.
또한 이 자리에는 대한의사협회 송형곤 부회장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정명현 원장도 참석해 힘을 보탰다.
이에 대해 이러한 단체들은 물론, 일선 교수들과 의대생들도 공분하고 있다. 교육권을 담보로 도박을 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A의대 부학장은 "서남대가 앞길이 창창한 학생들을 놓고 도박을 벌이고 있다"며 "대학의 이름을 달고 어떻게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철면피도 이런 철면피가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전국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 협의회 관계자도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의대에 진학하는 우수 학생들을 받겠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교육부가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남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관련 법규 등에 의거해 진행되는 절차라는 것이다.
서남대 관계자는 "학과 폐쇄 조치는 일부 의료계가 주장하는 것이지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며 "교육부 감사 결과를 최대한 이행했고, 이행하고 있는 만큼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의료계는 당장 교육부가 나서 이를 막아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지만 교육부는 사실상 방법이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소송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강제적으로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는 설명.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도 서남의대 사태를 조속히 마무리 지으려 하고 있지만 현재 사법부가 서남대가 신정한 감사처분 집행정지 처분을 받아들인 상황"이라며 "본안 소송이 끝날때까지 교육부도 당분간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