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인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 내정자(58)를 바라보는 국회와 의료계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어 주목된다.
28일 국회와 의료계에 따르면, 문형표 복지부장관 내정자가
보건의료 경험이 전무한 연금 분야 전문가라는 점에서 기대보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형표 장관 내정자는 청와대 개각 발표 후 복지부 인근 건물에서 28일 기초연금 부서인 인구정책실을 필두로 보건의료정책실 등 부서별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알려진대로 문 장관 내정자는 서울고와 연세대 경제학과(80년졸),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 박사 학위 취득 후 대통령비서실 사회복지정책관(98년),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장, KDI(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을 역임했다.
그는 한 마디로 기초연금 등 복지 재정 분야 학자이다.
반대로, 보건의료 분야 경험이 전무하다.
의료계가 우려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앞서 의료단체는 진영 전 장관과 쌍벌제 이전 의료인 행정처분 유예를 비롯해 일차의료 살리기 협의체, 3대 비급여 보장성 관련 병원계와 상생 협의체 등 보건의료 현안을 논의해왔다.
의사협회 송형곤 대변인은 "문형표 장관 내정자의 연구 활동과 인맥을 알아보고 있으나, 연금 분야 외에 보건의료와 연관된 게 거의 없다"면서 "자칫 보건의료가 빠진
복지장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송 대변인은 이어 "쌍벌제 이전 의료인 처분 유예 논의와 의정 협의체 등 보건의료 현안 협의가 중단 없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병원협회 나춘균 대변인도 "문 장관 내정자가 보건의료를 모르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면서 "다만, 전임 장관이 중점 추진한 병원 발전을 위한
보건의료 산업화가 희석될 수 있어 염려스럽다"고 평가했다.
보건학계도 문형표 장관 내정자에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한 보건학자는 "문 장관 내정자는 재정 분야 전형적인 학자로 큰 조직을 운영해본 경험이 없다는 핸디캡이 있다"면서 "특히 이해관계가 얽힌 보건의료 분야에서 어떤 능력을 발휘할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관에게 정보가 집약된다는 점에서 변수가 있으나, 보건의료정책실에서 보고한 주요 정책이 크게 바뀔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학자는 "문 장관 내정자가 과거 투자개방형 의료기관 개설과 건강보험 급여 확대 등을 주장했으나 이는 학자로서의 소신일 뿐
복지부를 관장하면 입장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이다.
한 공무원은 "의료계와 논의 중인 사항이 갑작스럽게 변경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장관 내정자가 4대 중증 및 3대 비급여 보장성 등 국정과제를 중심으로 핵심 현안은 큰 변화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공무원은 "장관 내정자에게 보고한 후 받은 첫 인상은 양반(학자)이라는 것"이라며 귀띔했다.
청와대는 이번주 중 내각 후보자의 인사 청문 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보여 11월 중 문형표 복지부장관 내정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의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문형표 장관 내정자가 연금 분야를 제외한 다른 분야의 전문성이 부족해 복지정책 난맥과 방대한 복지부와 산하기관을 잘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혹평하면서 철저한 인사검증을 예고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