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진단법, 치료법에 대한 상업적 소개가 결국 환자들의 제대로 된 치료 기회를 박탈하고 현대의학의 이미지 왜곡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판단 때문이다.
1일 과의연 황의원 원장은 "공영방송의 건강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친한의학적이거나 친대체의학적인 내용을 방영하고 있다"면서 "의사협회와 각 의료계 단체의 조직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황 원장이 지적한 건강프로그램은 지난 2002년부터 방영된 KBS의 '생로병사의 비밀'.
시청자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황 원장은 "지난 달 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공식적으로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보완대체의학 소개에 주의해달라는 의견서를 냈다"면서 "후에 제작진이 보낸 답변서를 보니 의견이 받아들여질 분위기가 아니라 염려된다"고 전했다.
황 원장이 지적한 문제는 바로 검증되지 않은 진단법과 치료법이 방송을 통해 무분별하게 다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황 원장은 "방송심의 규정에 '의료행위나 약품에 관한 방송은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다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면서 "최근 방송에서 검증되지 않은 보완대체요법의 일종인 독소와 해독을 주요 주제로 다룬 것은 문제"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시했다.
모 병원의 해독 치료 프로그램 이름 노출이나 특정 한의원에 대한 집중 소개는 상업적인 간접 광고 의혹마저 든다는 것이 황 원장의 판단.
황 원장은 "약이 되는 음식 편에서 인용한 임상시험 결과 역시 엄격한 검증을 거친 것인지 의심스럽다"면서 "당뇨병에 대해 사실상 보완대체요법이나 민간요법을 권장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공영방송의 책임을 방기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은 독소와 해독은 보안대체요법이나 한의학에서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이미 현대의학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며 특정 병원의 치료 프로그램 명칭을 노출한 적도 없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황 원장은 "명칭을 노출하지 않았다는 말은 거짓말이고 방송에서 소개한 논문들 중에는 아예 인용지수(임팩트 팩터)가 없는 논문도 수두룩 했다"면서 "사람의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는 건강정보를 방송하는 만큼 임팩트팩터 제시와 의협의 공식자문을 받으라는 제안도 무시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독소와 해독을 일부 의사들이 인정하는지 모르나 현대의학계에서 인정한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매주 전국 수백만의 시청자가 해당 건강 프로그램을 보고 왜곡된 현대의학에 대한 이미지를 가질 수 있다"면서 "의협이 공식적으로 해당 프로그램에 문제제기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