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점이 절묘하다. 리베이트 홍역을 치르고 나면 어김없이 제약 대표가 물갈이되고 있다. 그야말로 제약 수장들의 수난시대다.
4일 신풍제약 대표가 교체됐다.
회사는 김성태 신임 대표의 제약 연륜을 활용해 경영을 내실화하고, 그의 위기관리능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김창균 전 대표는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는 시각은 다르다.
회사 주장보다는 최근 신풍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발생한 의사들의 집단 소송 등이 결정적인 대표 교체 사유로 보고 있다.
소송을 맡은 넥스트로에 따르면 '신풍 사건'이란 올 1월부터 4월까지 세무조사를 받은 신풍이 200억원 가량의 증빙하지 못한 금액을 의사들에게 접대성 경비(리베이트)로 제공했다고 허위제보한 것이다.
하지만 세무당국 추적 과정에서 상당수 의사가 신풍으부터 금전적 이익을 받은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의사들은 분개했고 신풍 불매운동 목소리가 여기저기 터져나왔다.
이런 정황에서 신풍 대표 교체는 결국 '문책성 인사'가 아니냐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대화제약, 리베이트 유죄 판결 후 노병태 대표 사임
이런 사례는 최근 많았다.
대화제약은 지난 8월 중순 노병태 대표의 사임으로 이한구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이 때도 시점이 절묘했다.
노병태 전 대표는 지난 5월 대화제약 리베이트 관련 1심 판결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이후 7월 항소심에서 원심 형량을 그대로 선고받았다.
한달 후 대화는 노병태 대표가 사임하고 이한구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지난해 6월에는 한국얀센 김상진 사장과 바로 직전 사장인 최태홍 한국·대만·홍콩 3개국 총괄사장이 돌연 사임하기도 했다.
얀센은 지난 2011년 9월 자사약 처방 대가로 리베이를 제공하다 공정위에 적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