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와 잦은 마찰을 빚었던
시도의사회에서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원격진료 허용안으로 촉발된 대정부 갈등과 의협의 비대위 체제 전환에 대해 시도의사회가
"언제든 싸인만 내려달라"는 전향적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
개원가에서는 투쟁의 대의명분이 불투명했던 과거와 달리 파급력이 큰 원격진료로 인해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을 공감하고 있다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7일 시도의사회, 각 개원의사회를 중심으로 문의한 결과 원격진료 저지를 위한 의협의
비대위 체제 전환에 상당수가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었다.
황인방 시도의사협의회장은 "원격진료는 아예 개원의를 몰살시키는 정책"이라면서 "휴업 투쟁의 목표가 불분명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개원의들도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공감대가 부족했기 때문에 노환규 의협 회장이 위에서 따라오라고 하면 회원들이 우왕좌왕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이번엔 다른 양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노 회장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따라갈 준비가 됐다"면서 "노 회장 역시 사전에 동의를 구하는 등 스타일이 바뀌어 시도의사회도 전향적으로 협조할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밝혔다.
앞서 정치인과 언론인에게 원격진료를 막아달라는 호소문을 발송한 충북의사회 안광무 부회장은 "이번에는 개원의들의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면서 "전체적으로
투쟁의 대의 명분에 동조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노 회장이 상명하복식으로 '나를 따르라'고 할 때는 투쟁을 왜 하는지 납득할 수 없었던 회원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원격진료라는 거대한 파도가 눈 앞에 있다"면서 "투쟁 분위기가 무르익은 만큼 의협에 적극 협조하는 회원들도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일중 회장도 "싸인만 내려달라"는 전향적 자세를 보였다. 그만큼 원격진료가 미칠 파장에 대해 개원의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는 것.
김 회장은 "원격진료를 통해 결국 병의원급은 망하고 종합병원급만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 "최근 선택진료비 폐지가 추진되는 등 개원가의 의료전달체계 붕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위에서부터 투쟁을 지시하는 것이 아닌, 개원들 자체가 투쟁에 열의를 보이고 있는 만큼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 될 것"이라면서 "집행부가 로드맵을 짜주면
휴업이든 파업이든 적극 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수흠 서울시의사회 회장은 "시도의사회 회장단 회의를 통해 원격진료 저지에 공감대를 이뤘다"면서 "의협의 비대위 구성과 활동에 시도의사회도 적극 지지할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