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의 강한 반발을 무릅쓰고 강행한
전공의 정원 감축 정책이 일부 효과를 보고 있다. 중소 수련병원들이 정원을 채우는 기쁨을 맛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원 감축에 또 하나의 명분인
전문과목별 지원 양극화는 여전한 숙제로 남아 있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소 수련병원 오랜 만에 함박웃음…정원 확보 성공
메디칼타임즈는 레지던트 1년차 전기 모집 원서 접수 마감일인 27일
전국 88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지원 현황을 조사해 분석했다.
그 결과 보건복지부가 추진중인 전공의 정원 감축 정책이 일부 빛을 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소 수련병원들이 상당수 정원을 채웠기 때문이다.
중소 수련병원 중 모집인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인 광명성애병원은 2명을 뽑은 내과를 비롯, 소아청소년과, 정형외과, 성형외과, 가정의학과 모두 정원을 채우는데 성공했다.
또한 대부분의 대학병원들도 미달을 피하지 못한 응급의학과도 정원을 확보했다.
특히 정형외과와 성형외과는 지원자가 정원을 웃돌며 경쟁이 붙는 등 예년에 비해 월등하게 좋은 성적을 거뒀다.
다른
상당수 중소 수련병원들도 정원을 채우며 선방했다.
동의병원이 내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모두 지원율 100%를 기록했고, 제주한라병원, 양산병원, 한림병원, 안양샘병원도 몇 년만에 모두 정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최근 인기과목으로 떠오른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를 선발한 국립서울병원이나 국립부곡병원 등은 2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형병원의
정원을 축소하면 지방, 중소 수련병원 지원 기피 문제가 일정 부분 해소될 것이라는 복지부의 판단이 일정 부분 맞아떨어진 것이다.
실제로 복지부는 지난 2012년 인턴 정원과 레지던트 정원간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 4년간 전공의 모집 인원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1차년도인 2013년 전공의 모집에서는 레지던트 선발 인원을 247명 감축했으며 올해는 추가로 133명을 줄였다.
결국 인턴과 레지던트 정원간 간극이 일정 부분 해소되면서 외면받던 중소 수련병원들이 수혜를 입은 셈이다.
전문과목간 양극화는 여전…절반의 성공 불과
하지만 정책의 성공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정원 감축의 양대 명분이었던
전문과목간 양극화 해소는 아직 요원하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인턴과 레지던트 정원을 균형있게 맞추면 수련병원간 간극과 동시에 전문과목간 괴리도 일정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레지던트 정원 감축 정책이 절반을 지나온 지금 성과를 그리 좋지 못하다.
우선 피부과와 정신건강의학과, 성형외과, 안과 등 인기 과목들은 여전히 수위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피부과는 올해도 1.4대 1로 최고의 경쟁률을 보였고, 성형외과 역시 2013년 모집 당시 1.37대 1에서 2014년에는 1.35대 1로 여전한 인기를 증명했다.
더욱이 안과는 포괄수가제 확대 시행 등의 악재가 있었음에도 2013년 모집 경쟁률인 1.18대 1을 상회하는 1.25대 1로 집계됐다.
반면,
지원 기피 과목인 외과 계열은 여전히 정원을 채우는데 역부족이었다.
외과는 2013년 모집에서 0,61대 1로 미달된 이래 2014년 0.60대 1을 기록하며 여전히 미달을 피하지 못했고, 비뇨기과는 0.39대 1에서 0.25대 1로 급추락을 지속했다.
결국 수련병원간 괴리를 줄이는데는 성공했지만 전문과목간 양극화는 심해지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A수련병원 관계자는 "아무리 정원을 감축한다해도 기피과는 기피과일 뿐"이라며 "
수가 인상 등의 특단의 조치 없이는 미봉책조차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