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면 어김없이 찾아온다. 닫힌 지갑을 열게하는 힘을 가졌다. 이익을 본 느낌을 준다. 이것은 무엇일까.
장기적인
경기불황 여파로 개원가에 '
공짜 마케팅'이 고개를 들고 있다.
MRI 반값 할인과 친구 소개 할인 등 덤 마케팅으로도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자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환자 유인 수단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3일 일선 개원가를 돌아본 결과 곳곳에서 공짜 마케팅이 성행하고 있었다. 피부, 성형외과뿐 아니라 산부인과, 내과까지
과를 불문하고 환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분위기.
서초구의 A내과는 항체가 없을 경우 간염 백신을 맞는 것을 조건으로
무료 항체검사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비급여인 항체 검사는 개원가에서 1만 5천원에서 3만원까지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백신 접종을 고려중인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소식.
영등포구의 B산부인과는 3회에 걸친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을 조건으로 검진 무료 혜택을 내걸었다.
45만원 안팎의 돈을 내고 가다실·서바릭스 백신을 접종하면 경부암 검사와 초음파, HPV 검사를 한번에 할 수 있는 검진 서비스를 제공한다.
강남구의 C산부인과 역시 자궁경부암 백신을 3회 접종하면 자궁경부암 액상검사와 HPV검사, 자궁경부 확대경검사, 정밀 초음파 등 검사 패키지를 서비스한다고 광고하고 있다.
강남구의 D피부과는 피부노화방지 주사를 10회 맞으면 1회 공짜 필링 혜택을 주겠다며 환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소비 심리를 자극하기 위한 마케팅에 열중하는 분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노준 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일부 할인 이벤트가 단기적으로는 환자 증가로 이어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지 않다"면서 "개원가가 공짜 마케팅에 치중하는 것은 그만큼
경기가 좋지 않다는 반증이다"고 전했다.
그는 "요즘 너무 경기가 않좋다 보니 이렇게 마케팅에 치중하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제 살 깎아먹기식의 마케팅은 결국 이익도 안 될뿐더러 의료 시장 질서를 어지럽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짜 마케팅을 진행한 모 원장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병원별 비급여 가격 정보가 노출돼 있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이벤트를 한다"면서 "워낙 환자들이 가격 정보에 민감해 단골 환자로 남는 경우도 많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