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있는 A대학병원은 7월부터 확대된 7개 질병군 포괄수가제(DRG) 이후에도 의료의 질적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CP(Clinical Pathway)가 의료의 질 관리에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5일 별관에서 제4기 포괄수가제 아카데미를 열었다.
여기서 A대학병원 경영혁신실 관계자는 7개 질병군에 대한 CP를 개발해 임상현장에 적용한 과정과 그 결과를 발표했다.
CP는 한마디로 표준화된 환자관리 계획이다. 진료과정이 비교적 일정하면서 변이가 적은 질환을 대상으로 진료순서와 치료시점 등을 미리 정해놓는 것이다.
A병원은 일찌감치 비교적 치료를 표준화 할 수 있는 질병을 발굴해 CP를 개발, 적용하고 있다.
7개 질병군에 해당하는 충수절제술 CP는 2008년부터 적용해왔다.
탈장과 백내장 CP도 2010년부터 이미 현장에서 적용했고, 지난해는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 CP도 적용하기 시작했다.
충수절제술 CP 개발은 재원일수 감소, 탈장과 백내장 CP는 당일수술센터 활성화에 초점을 두고 개발이 이뤄졌다.
이 관계자가 내놓은 분석 자료에 따르면 7월 한달간 A병원에 입원한 전체 환자 중 DRG 환자는 6.6% 수준이다. DRG 환자 중 79.1%에게 CP가 적용됐다.
8월에는 전체 입원환자 중 DRG 환자는 7.1% 수준이었고 이 중 83.2%에게 CP가 적용됐다.
이 관계자는 "CP 실시 전 차트를 리뷰해서 CP 실시 전후 의료의 질 평가를 해봤다. 그 결과 질적인 부분에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려웠고 경영지표, 수술 후 합병증, 통증관리 부분은 긍정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DRG가 확대되기 전 의료의 질 하락이 우려됐다. 하지만 DRG를 하고도 CP지침이 바뀐 게 없어 질적인 변화는 없었다고 내부적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즉, 제도가 확대된만큼 기존의 진료지침이 바뀔 수 있는데 변함없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것은 의료의 질적인 부분에 변화가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
관계자는 "CP 개발은 오류 및 합병증을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 또 병원 경영적 측면에서 재원기간과 삭감률을 줄이고 병상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P 개발 및 적용이 포괄수가제에서 우려되는 의료의 질적 부분을 개선하는데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