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들의 선택은 명확했다. 정보력으로 무장한 그들은 더 이상 대학병원의 간판에 연연하지 않고 중소 수련병원을 택했다.
처절한 생존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강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간판보다 실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메디칼타임즈는 2014년도 전반기 레지던트 후기 모집 원서접수 마감일인 18일 주요 수련병원들을 대상으로 지원 현황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전기 모집 병원들에 비해 부진을 면치 못했던 과거와 달리 상당수 수련병원들이 정원을 모두 채우는 저력을 과시했다.
후기 모집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모집한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은 소아청소년과가 1명 모집에 4명이 몰려 무려 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한 내과, 정신과, 신경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 대부분 과목들이 모두 정원을 채우는데 성공했다.
특히 대다수 대학병원조차 미달을 면치 못했던 외과와 응급의학과도 정원을 확보해 눈길을 끌었다.
대다수 수련병원들도 비슷했다.
경찰병원은 2명을 뽑은 정형외과에 6명이 지원해 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내과도 3명 모집에 5명이나 지원했다.
삼육서울병원도 가정의학과에서 지원자가 정원을 넘어섰고 내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안과 등 모든 전문과목이 정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비단 서울권 수련병원들에 국한된 경향이 아니다. 지방 수련병원들도 각자의 경쟁력으로 정원을 모두 채우며 승승장구했다.
부산의 좋은강안병원은 내과, 소아청소년과, 가정의학과 모두 정원을 채웠고 좋은삼선병원도 마찬가지였다.
아울러 정신과 3명을 모집한 국립나주병원은 무려 11명이 원서를 내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전기 모집을 실시한 서울권 대학병원들도 정원을 모두 채운 곳이 드물다는 점에서 두드러지는 약진이다.
이처럼 후기 모집 병원들이 인턴들의 러브콜을 받는 이유는 과거 열악한 수련환경을 대폭 개선했기 때문이다. 중소병원만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을 보완한 것이 성과를 얻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삼육서울병원의 경우 레지던트 모집 공고문에 병원장 명의로 연 14일 휴가 보장과 2인 1실 기숙사 제공, 모든 식사 무료 제공, 학회 참석비 지원을 약속하고 심지어 건강관리를 위해 피트니스센터 이용권도 주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지도전문의의 학력은 물론, 선배 전공의들의 출신 의대를 모두 공개해 차별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수련과 관련없는 잡무를 최소화 하겠다며 로딩 일정까지 알려줬다.
삼육서울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은 비록 중소 수련병원이지만 인턴 때부터 주치의 역할을 수행하며 다양한 임상경험을 할 수 있어 인턴만 마쳐도 개원을 하거나 봉직의로 취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중소병원의 단점인 로딩시간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충분한 공부시간과 수련시간을 보장하고 있다"며 "이러한 점들이 인턴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