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속병원을 찾아 헤매던 관동의대가 전국을 돌고 돌아 종착지로 선택한 곳의 후보지가 좁혀지면서 학부모들이 분노를 참지 못해 폭발하고 있다.
부속병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재단과 대학의 약속을 믿고 기다려준 결과에 대한 허탈감과 배신감이 극에 달한 것이다.
관동의대 학부모들로 구성된
관동의대 의학과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늘 오전 10시 서울의 명지재단 사무실을 점거했다. 더 이상 참지 않겠다는 분노의 표현이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은 대한의사협회 주차장에서 벌이던 단식 투쟁을 이곳에서 이어가기로 하고 송자 이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극단적인 행동은 바로 어제
관동의대가 강릉의료원을 부속병원으로 전환하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관동의대의 골칫거리인 양양캠퍼스 부지와 강원도의 골머리인 강릉의료원을 맞교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학부모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강릉의료원은 130병상 규모로 공사중인 노인전문병원 120병상을 더한다 해도 250병상에 불과해 부속병원 기준에 모자라기 때문이다.
또한 지방의료원이라는 특성상 노인진료 등에 특화돼 있어 학생 교육병원에도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특히 학부모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은 명지재단과 관동대가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며 제시한 안이 결국 부실로 인해 부도 직전에 몰린 병원들이라는 점이다.
책임을 지고 부속병원 문제를 정상화시키겠다고 공언하면서 도저히 부속병원의 기준에 못미치는 병원을 계속해서 제시하자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터져나온 것이다.
관동의대가 부속병원 전환을 목적으로 인수했던 프리즘병원은 사실상 소유권을 넘겨줘야 하는 상황이 됐고, 그외 강원도의 A병원과 충청도의 B병원 등도 부채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결국
부실병원을 인수해 부속병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하게 드러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불안감에 떨고 있는 것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전국의 부실병원을 다 만지작 대더니 이제는 부도 직전의 지방의료원을 의대 부속병원을 만들겠다고 하니 어떻게 참을 수 있겠냐"며 "관동의대가 스스로 학교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분노했다.
그는 이어 "명지재단은 즉각 현실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마무리되고 있는 협상에 대한 결단을 내야 할 것"이라며 "더이상
명지재단의 핑계와 거짓말에 놀아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