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이 토요일 진료를 시작한 지 4개월 째. 병원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병원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30일 삼성서울병원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토요일 외래진료 평균 환자는 1000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토요일 진료에 따른
인건비 및 관리비 등을 감안할 때 일단 적자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일부 병원들은 생각보다 토요일 환자가 많지 않아 인건비, 관리비 등을 제외하면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주장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은 사정이 다르다.
삼성서울병원은 토요 진료 이후 젊은 층 환자들이 늘어나자 이를 더 큰 성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올해로 개원 19주년을 맞이 한 삼성서울병원은 전체적으로
환자 층이 고령화되자 젊은층을 어떻게 확보할지 고민해 왔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개원 초 몰려온 초진환자가 어느새 50~60대 고령 환자군을 형성하면서 안정적인 궤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앞으로 20~30년 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젊은층 환자군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고위 관계자는 "토요일 진료를 시작하면서 학동기 소아환자, 직장인 등 젊은층 초진환자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면서 "이는 단순히 병원 수익이 늘었다는 것보다 더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그는 "병원도 10년, 20년 이후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신규환자를 창출하는 게 고민이었는데 토요일 진료가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반면 이를 바라보는 병원계의 곱지 않은 시선은 여전하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환자들의 요구가 워낙 많아 어쩔 수 없이 토요 진료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하지만 인근 병원들의 시각은 그렇지 않다.
삼성서울병원 인근 종합병원장은 "환자의 이동이 즉각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2~3년이 지나면 그 흐름은 분명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우려하는 단계에서 그치겠지만 2~3년 후 실제 환자 감소가 수치상으로 나타난다면 다른 병원들도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소병원협회 관계자는 "대형병원은 가만히 있어도 환자가 찾아가는데 토요일 진료까지 확대하는 것은 말 그대로
싹쓸이 진료가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대형병원은 말로만 연구중심, 중증질환 강화를 내세울 게 아니라
외래진료 비중부터 줄여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