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부터 수가 인상이 적용됨에 따라 노인 환자를 주로 보는 중소도시 개원의들이 진땀을 흘리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환자의 초진 진료나 야간시간대 할증시
본인부담금 정액제 상한액을 넘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환자들의 불만 목소리가 크다는 것이다.
새해 첫 진료가 시작된 2일. 노인 환자가 밀집된 지방의 정형외과·재활의학과에서 노인 외래 본인부담금 정액제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인상된 수가가 적용됨에 따라 약간의 처치만으로도 진료비가 정액 기준선인 1만 5천원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행 65세 이상 외래 본인부담금 정액제는 외래 진료비가 총 1만 5천원 이하일 경우 정액제로 본인부담금 1500원만 내면 되지만 이를 초과하면 30%의 본인부담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하지만 복지부가 2001년부터 13년째 1만 5000원 기준을 유지하면서 개원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작년까지는 초진 환자에게 간단한 주사 처치를 추가하더라도 진료비 총액이 1만 4000원 후반대였기 때문에 환자의 본인부담금은 1500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같은 처치를 시행해도 진료비 총액이
정액 상한 구간을 넘어서게 된다.
대구에서 마취통증 의원을 운영하는 A원장은 "수가 인상에 따라 진찰료 13750원에 주사 약값과 주사행위료를 추가하면 15200원 가량 나온다"면서 "불과 200원 때문에 환자의 본인부담금은 1500원에서 4500원으로 3배가 뛴다"고 전했다.
그는 "어떻게든 정액 구간에 맞추기 위해선 불과 300원에 불과한 근육주사도 놓을 수 없게 된다"면서 "작년과 똑같은 처치를 받아도 올해부터는 본인부담금이 3배가 뛴다는 점을
환자들은 납득하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의원은 진료비 총계에서 본인부담금을 제외한 돈을 공단에 청구하기 때문에 본인부담금이 많이 나오면 그 만큼 공단 청구 금액이 줄어든다"면서 "본인부담금을 많이 받는다고 수입이 늘어나는 것도 아닌데 환자들에게 괜한 욕만 먹고 있다"고 말했다.
정형외과개원의협의회 김용훈 회장은 "기본적인 물리치료만 해도 진료비가 14760원이 나오기 때문에 주사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는 선택권을 준다"면서 "주사를 맞으면 본인부담금이 3배가 된다고 설명해도 쉽게 납득하지는 못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환자들 중에 공짜로 주사를 놔 달라는 분도 종종 있다"면서 "주위에서 주사 대신 서비스로 여러 부위에 물리치료를 해준다는 말도 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의원과 역차별하는 노인 정액제
구간을 상향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반과개원의협의회 조창식 기획이사는 "한의원의 정액 구간은 2만원이지만 의원은 1만 5천원에 불과하다"면서 "한의원은 여러 처치를 해도 1500원만 받지만 병의원은 정액 구간에 걸려 4500원을 받아야 하는데 과연 다 받을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그는 "왜 한의원과 정액 구간에 차이를 둬 병의원에게만 제 살 깎아먹기식의 불리한 경쟁을 시키는지 모르겠다"면서 "일부 노인들은 병의원이 일부러 돈을 더 받는 것으로 오해하고 종종 '도둑놈'이라는 소리까지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