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의 모호한 협상 아젠다를 보고 복지부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보건복지부는 15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전달한 대정부 요구사항을 담은 공문을 전달받았다.
공문은 A4 용지 한 장으로, 의협 비대위 입장과 협의체에서 논의할 안건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의협이 전달한 논의 안건은 전날(14일) 노환규 회장이 기자회견에 밝힌 ▲보건의료정책 개선 ▲건강보험 개선 ▲전문성 강화 ▲기타 의료제도 개선 등 4개항과 동일하다.
전문성 강화의 경우, 수련제도 개선 등 항목 모두 예시만 게재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세부논의 방안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협의체 구성을 가입자를 포함할지, 제외할지 여부도 명시되어 있지 않다.
복지부는 실망스럽다는 표정이다.
권덕철 보건의료정책관은 "의협이 제안한 협의체 논의 안건이 모호해 정부 입장을 뭐라고 할 말이 없다"면서 "항목별 구체적인 요구안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권 정책관은 "협의체를 어떤 방식으로 구성하든 대화할 용이가 있다"고 전하고 "다만, 수가 문제는 논의 이후 건정심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가입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손영래 보험급여과장은 "효과적인 협의를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논의안건을 제안해야 한다"며 "항목별 수 십 개의 세부안을 요구하면, 논의하다 시간만 허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의료계 관계자는 "밤샘 토론과 회의를 했음에도 구체적인 협상 아젠다를 마련하지 못한 것은 의사협회 집행부의 현 수준을 반증한 것"이라며 "모든 것을 다 얻으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