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이 요양시설 입소자까지 원격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언하자 요양병원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윤해영 회장은 21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문형표 장관의 발언을 문제삼고 나섰다.
문 장관은 최근 새누리당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이 개최한 '국민 편의 증진과 의료서비스 산업 발전 정책토론회'에서 "
노인요양시설에서 원격진료가 되면 입소자들이 상시적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복지부가 지난 10월 발표한 의사-환자간 원격진료 시행 대상에는 요양시설 입소자가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윤해영 회장은 "문 장관이 요양시설에서 원격진료를 하겠다고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 회장은 "복지부는 의사들이 월 2회 요양시설에서 방문진료하는 것을 빌미삼아 시설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들이 수액을 투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여기에다 원격진료까지 허용하면 요양병원은 설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윤 회장은 "요양시설 간호인력이 수액 치료를 하는 것 자체가
의료법 위반인데 원격진료까지 하면 요양병원과 뭐가 다르냐"면서 "정부가 사무장병원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라고 질타했다.
원격진료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협회 조길우(한걸음요양병원장) 학술이사는 "99마리 양이 괜찮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1마리가 죽는다면 누가 책임질거냐"면서 "1마리 양이 없어져도 괜찮다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현재 의사협회,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 약사회, 간호협회, 보건의료노조는 원격진료에 반대하며 공동 투쟁에 나선 상태다.
반면 병협 김윤수 회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자청해 "정부의 영리 자법인 설립 허용 등 투자 활성화 대책을 찬성하고, 원격진료에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만 제한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가 보건의료계의 집중포화를 받은 바 있다.
윤해영 회장은 이날 작심한 듯 병협의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나섰다.
윤 회장은 "전체 병협 회원의 48%가 요양병원임에도 불구하고 병협은 우리의 의견을 묻거나 소통하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의협 노환규 회장은 만나자고 하고, 어려움이 없는지 물어보더라"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윤 회장은 "요양병원협회는
병협의 가장 큰 산하단체인데 서자 취급하고 의견을 묵살하고 있다"면서 "원격진료 대책회의를 한다고 해서 갔더니 정부안에 찬성한다고 해 '왜 의협과 대립하려고 하느냐'고 따지기까지 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