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영업사원(MR)이 가져야 할 자세는 무엇입니까. 질문을 던졌다.
그의 입에서 '제발'이라는 단어가 쏟아져나왔다.
'제발' MR들이 정체성을 갖고 '제발' 관련 분야 공부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는 얘기가 반복됐다. 어찌보면 간곡한 부탁에 가까웠다.
최필승 씨.
그는 얀센, GSK 등에서 제약 영업만 10년(2003~2013년) 이상을 경험하며 영업팀장 등을 역임하는 등 이 바닥에서 '영업 좀 해봤다'는 인물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발간된 <제약영업, 어떻게 할 것인가?> 저자이기도 하다.
의약분업 이후 손 안대고 코 풀던 제약 영업 황금기부터 뭘 해도 어려운 위기의 쌍벌제 시대까지 그의 경험은 다양했다.
지난 21일 최필승씨를 만나 쌍벌제 시대에 어떤 자세를 가져야하는지 대안을 들어봤다.
"회사는 새 것만 찾아서는 안된다"
최필승 씨는 제한된 마케팅을 펼칠 수 밖에 없는 쌍벌제 시대라고 해서 무조건 새 것만 찾으려 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환경 변화의 이유로 예전에 잘 했던 것마저 잃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한 것이다.
그는 "고객이 존재하는 한 영업은 존재한다. 쌍벌제 시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회사는 달라진 환경을 한 번에 극복할 수 있는 요술 방망이를 원한다. 기존에 있던 것을 쳐다보지 않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MR이 고객을 만날 수 있는 거리를 항상 제공해야 한다. 제품 디테일은 기본 중 기본이다. 제네릭이라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식상하다고 고객이 식상해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잘 해왔고 옳은 것이라면 꾸준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영업사원이여, 정체성을 갖고 꾸준히 공부해라"
영업사원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제약 영업사원의 아쉬운 점으로 낮은 정체성과 부족한 전문 지식을 꼽았다.
최필승 씨는 "제약은 보험, 자동차와 함께 3대 영업의 꽃으로 불린다. 하지만 두 분야에 비해 제약 MR은 전문 지식이 부족하다. 고객이 정해져 있으니 단순히 발품 도장 찍고 쉽게 영업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렇다보니 직업 정체성이 타 직종보다 낮은 편이다. 의약분업 이후 황금기에는 가만히 있어도 잘 되니 공부를 안하고, 지금은 환경이 안 좋다고 안한다. 직업을 사랑할 때 정체성이 생긴다. 그렇지 않으면 롱런 하기가 힘들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지속적인 평가 방식, 영업사원 살린다"
영업사원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던 최필승 씨는 이런 MR의 모습은 회사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단기 실적에 의존하고 수시로 바뀌는 평가 방식은 MR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필승 씨는 "매출 중심의 영업 평가는 어쩔 수 없다. 하지만 평가 방식이 수시로 바뀌는 것은 문제다. MR 스스로 정체성을 갖고 목표를 위한 진전이 불가능하다는 소리다. 회사의 중장기적 MR 평가 방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최필승 씨가 집필한 <제약영업, 어떻게 할 것인가?>는 2010년 1월 출간된 <제약영업의 기술> 이후 두 번째로 나온 제약 영업 관련 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