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①=2014년도 인턴 모집 마감|
올해 인턴 모집에서도 대다수 지방 수련병원들이 미달을 면치 못하면서 복지부가 내놓은 정원 감축 정책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사 국가시험 합격자와 인턴 정원간의 괴리를 줄이면 지방 수련병원 미달 사태가 해소될 것이라는 복지부의 호언장담이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서울 수련병원 북적북적…지방은 거점병원도 텅텅
메디칼타임즈가 2014년도 인턴 전기모집 마감일인 지난 24일 전국 수련병원 64곳을 대상으로 지원 현황을 파악한 결과 올해도 극심한 양극화가 나타났다.
서울권 수련병원들은 대다수가 정원을 채운 반면 지방의 수련병원들은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들조차 미달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정원 105명에 149명이 지원해 1.4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212명을 모집한 세브란스병원도 267명이 몰리며 1.3대 1로 마감됐다.
전공의 총정원제를 실시중인 가톨릭중앙의료원도 264명 모집에 309명이나 몰렸고, 서울아산병원도 1.2대 1이라는 수위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외 고대의료원, 경희대병원, 중앙대병원, 건국대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들은 물론, 원자력병원, 국립중앙의료원 등 종합병원들도 모두 정원을 채우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지방은 정원을 채운 곳을 찾는 것이 더 어려웠다. 특히 경북대병원 등 거점 국립대병원들도 미달을 피하지 못해 충격을 더했다.
전남대병원은 89명 정원에 78명 밖에 지원하지 않아 미달됐고, 96명을 모집한 경북대병원도 지원자는 89명에 불과했다.
또한 충남대병원, 충북대병원, 강원대병원 등 지방 국립대병원들도 모두 미달을 피하지 못했다.
중소병원들은 더욱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왈레스기념침례병원은 충원율이 33%에 불과했고 메리놀병원 또한 정원의 절반을 채우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밖에 예수병원, 동의병원등도 모두 미달 사태를 맞았다.
복지부 호언장담 무색…"단순한 해법으로 해결될 일 아니다"
이렇듯 시간이 지날수록 지방 수련병원 기피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복지부가 추진중인 정원 감축 정책이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대두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의사국시 합격자와 인턴 정원간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 지난 2013년도 인턴 모집부터 서울권 수련병원들을 중심으로 정원 감축 정책을 실시했다.
그 결과 2013년도 모집에서는 인턴 정원이 358명 줄었으며 올해는 68명 추가로 감축됐다.
이렇게 대형병원들의 정원을 잘라 국시 합격자와 인턴 정원간의 괴리를 줄이면 자연스레 지원자들이 지방 수련병원으로 눈을 돌리지 않겠냐는 기대였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지방 수련병원들은 점점 더 지원자가 줄고 있으며 정원을 줄인 대형병원들은 반대 급부로 경쟁률이 상승하면서 오히려 인턴 재수생만 늘리는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계속되는 미달에 위기감을 느낀 중소 수련병원들이 대형병원의 후광을 얻기 위해 속속 자병원을 자청하면서 대형병원들의 정원은 늘어만 가는 추세다.
A수련병원 관계자는 "물론 국시합격자와 인턴 정원간 괴리는 줄여야 하는 것이 맞지만 이러한 단순한 정책으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엄정하고 공정한 신임평가로 수련의 질을 상향 평준화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신뢰를 얻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