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붙었다. 제약업계에서 '영업의 신'으로 불리는 제일약품과 유한양행이 각기 다른 DPP-4 억제제를 들고 개원 시장에서 정면 충돌한다.
제일이 1월부터 '네시나(알로글립틴)'를 들고 유한이 지배하고 있는 '트라젠타(리나글립틴)' 의원 영업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이미 유한은 '트라젠타'를 관련 시장에서 정상에 올려놓았다.
DPP-4 억제제 중 4번째 약물이라는 큰 약점이 있었지만 유한은 막강한 의원 영업력으로 이를 상쇄하며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실제 '트라젠타'는 지난해 463억원(UBIST 기준)을 기록해 전년(121억원) 대비 무려 281.75% 증가했다. 어마어마한 성장률이다.
제일은
유한의
성공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입장이다.
'네시나' 역시 DPP-4 억제 당뇨약 중 6번째로 늦게 나왔지만 유한의 사례를 볼 때 불가능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의지는 지난 17일 '네시나' 원개발사 한국다케다제약이 준비한 런칭 심포지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행사에는 무려 550여 명의 의료진이 참석했는데 제일이 담당하고 있는 개원의가 전체 인원의 상당수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제일이 '네시나'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 H사 관계자는 "제일은 화이자 고지혈증약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가 특허 만료됐을 때도 처방액 급감을 막은 것은 물론 수개월 후 처방액을 늘린 회사다. 그만큼 품목 제휴에 일가견이 있는 회사"라고 바라봤다.
이어 "이런 면을 보면 네시나가 늦게 나왔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개원 시장에서 유한과의 정면 충돌이 예상된다. 양사가 워낙 영업력이 강해 서로에게 부담스러운 존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제일은 '네시나' 처방 증대 방법으로 초기 환자 잡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네시나'의 치료 초기 높은 혈당강하 효과를 타 DPP-4 억제제와의 차별화 포인트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김성래 교수는 "기존 DPP-4억제제들은 메트포르민과의 병용 요법으로 설포닐우레아와 비교한 연구들이 있다. 이중 네시나는 2년 연구인 ENDURE를 통해 유일하게 설포닐우레아 대비 혈당 강하 효과에서 우월성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고려의대 내분비내과 김신곤 교수 역시 "네시나는 초기부터 가장 강력하게 혈당을 감소시킬 수 있고 설포닐우레아 대비 우월성을 보였다. 네시나는 초기부터 DPP-4 억제제를 쓰기 주저하던 의료진들에게 대안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